버섯향이 좋아서 올라갈 줄만 알았지 내려올 길을 잊고 그렇게 가셨구나 동그란 네 모습하고는 속이 텅텅 비었구나
그러게 산다는 게 다 쉬운 일이 아니야 집 한 채 마련해도 꿈 없으면 헛것이야 꿈보다 살아내기가 어려운 오늘날에
시인은 달팽이가 살지 않고 덩그러니 껍데기만 남은 달팽이 집을 애달프게 바라본다. 달팽이는 집 한 채에 뒤덮여 아등바등 살아가는 존재이다. 향긋한 버섯을 차지하기 위해 발버둥 치며 올라갔지만 결국 집에서 벗어나게 된 달팽이의 숙명. 그 허허로운 생태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 이 시는 예상하지 못한 연유로 집을 잃었거나 영원히 집에서 떠나버린 영혼에 대한 진혼곡이다.
집이란 한 번씩 헤어나고 싶은 공간일 수도 있겠지만 물리적·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안식처이다. 힘겨운 삶에 대한 피난처이며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다.
그곳이 도시 한복판이든, 자연 속이든, 피안이든 안락함 속에서 갈망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집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