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어보에는 두 논란이 현재진행형을 보인다. 이 고전은 개인 소유물이 될 수 없는 우리 공동 문화유산인바 ‘교통정리’를 해 정본을 확립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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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시대 대흑산도(현재 흑산도) 지도. 공동 저자로 거론되는 이청은 이곳을 자주 찾았다. 산 색깔이 거무스레하다. |
첫 번째는 ‘공동 저자 허용 문제’다. 자산어보에 학술서적으로서 무게를 더해준 건 ‘문헌 고증’. 이 일을 이청이 해내 그를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청은 조선 최대 사설 도서관인 ‘만권당’을 이용해 문헌 고증을 치렀을 터이다. 손암 정약전의 아우인 정약용이 이 도서관을 앞서 들락거렸고, 이청은 정약용의 애제자. 이청은 두 형제가 유배 간 강진과 흑산도를 오고 가며 여러 심부름을 맡았다.
이청은 저술에 얼마나 이바지했을까. 손암이 그 노고를 높여 주었다. 본문 중 동그라미(○) 기호를 단 ‘청안’ 혹은 ‘안’이라고 표기해 눈에 띄게 드러냈다. 226종 표제어 설명 중 이런 게 71회다. 글자(한자) 수효로 환산하면 대략 손암 60%, 이청 40%. 본문 중 ‘원문에는 빠져 지금 보충한다’라는 주석이 13곳 보이는데 이 역시 이청 작업. 그는 손암이 사망한 후 초고 2권을 3권으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16종이 더해졌다. 현대 번역본은 이 3권짜리를 저본으로 한다.
두 번째는 ‘玆’ 자를 어떻게 읽느냐 하는 문제다. ‘玆’ 자가 ‘어둡다’라는 뜻일 땐 ‘현’으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산어보(玆山魚譜)를 찾아서 1~5’(이태원 지음, 청어람미디어)라는 저서가 그렇다. 일부 국어사전은 ‘현산어보’가 ‘자산어보’의 원말이라고 밝혀 놓았다.
현재까지 흐름을 보면 이청을 공동 저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무난히 수용되는 쪽이다. 하지만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등에는 여전히 정약전을 단독 저자로 내세운다. ‘자산어보’가 아니라 ‘현산어보’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지세가 미약하다.
두 논란에 마침표를 찍어 불필요한 혼란을 가라앉히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