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제주 사투리에 눈이 왁왁허면 이 책을 봅서

제주 사투리에 눈이 캄캄하다면 이 책을 보십시오

제주어 용례사전 (전 4권) - 양전형 지음/도서출판 글왓/각권 3만원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3-05-25 20:11:21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제주 토박이 양전형 시인
- 풍부한 어휘와 용례 담긴
- 총 4권의 제주어 사전 발간
- “훗날 제주어가 사라진다면
- 이 책이 박물관에 남아주길”

우리나라에서 일시에 널리 알려진 제주어는 ‘감수광’일 것이다. 1977년 발표된 가수 혜은이의 노래 ‘감수광’은 고려 가요 ‘가시리’를 현대적 음악과 제주어로 재해석한 곡이다. 제주가 고향인 혜은이가 부르는 노래의 후렴구에서 처음으로 제주어를 들어본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감수광 감수광 나 어떵허렌 감수광 설룬사람 보낸시메 가거들랑 혼조옵서예.” 풀어보면 “가십니까 가십니까 나 어떻게 하라고 가십니까 서러운 사람이 보내드리니 가시거든 빨리 돌아오세요”이다.
워낙 유명한 인기가요였으니 이 정도는 안다. 하지만 제주 토박이 어르신을 만나면 대화가 어렵다. 오래전 제주 여행 중 민박집 주인과 소통이 안 돼 서로 쩔쩔매다가, 중학생 손자를 불러 통역(?)을 부탁한 적이 있다. 제주도 토박이가 쓰는 제주어는 낯설었지만, 무슨 뜻인지 궁금해 더 들어보고 싶기도 했다. 훈민정음 28자모 중 ‘아래 아’ 발음이 분명하게 남아있다니, 신기하다.

전 제주어보전회 이사장이며, 제주어 보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하는 제주의 양전형 시인이 ‘제주어 용례 사전’(전4권)을 완간했다. 양 시인은 ‘웬만한 제주어는 나의 예문 속에 다 담아 넣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매달려 대부분 그의 창작 예문으로 용례를 풀어냈다. 6년여 동안 제주어에 매달렸고, 2020년 첫 ‘제주어 용례사전’ 발간에 이어 2023년까지 모두 네 권의 결실을 맺었다.

네 권 각각 600여 쪽 분량이다. 네 번째 ‘제주어 용례사전’에는 ‘품어 안아야 할 제주어 일만여 제줏말이 2600여 주요어휘와 함께 예문 속에 쓰여 지는 용례’를 담았다. 저자는 네 권의 사전에 제주어를 다 담을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양전형은 제주 오리동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도 그 터에 산다. 1994년 등단하여 시집 ‘나는 둘이다’ ‘허천바레당 푸더진다’ 등 11권의 시집과 장편소설 ‘목심’을 제주어 전문과 표준어 번역판으로 각각 발표했다. ‘허천바레당 푸더진다’는 제주 시민이 투표로 뽑은 ‘2015년 제주시 원시티원북’으로 선정됐다.

말과 글로 사람과 세상을 담아내는 문인 양전형에게 제주어는 더없이 소중했을 것이다. 그 마음은 책 서문에 이렇게 썼다. “제주의 젊은이나 제주로 이주해 오신 분들의 제주어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일상에서 사용되는 대화체나 모든 문장 속에 흥미와 문학을 가미한 ‘말거리’와 ‘읽을 거리’를 제공하여 제주어공부의 지루함을 조금이라도 없애고, 체계적인 문자화를 통해 제주어를 보전하는 데 일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본 용례사전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몸이 고단하고 아플 때도 제주어 생각만 했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고 채워 넣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고, 밤낮도 없이 번뜩이는 문장이 생각나면 주저 없이 책상 앞으로 향했다. 숨어있는 재미난 제주어를 찾아내고 풀어내려 애썼다. 그 결과 용례사전에는 사전 속에 있는 제주어가 아니라 현장에 있는 단어와 문장이 담겼다.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제주어가 구현됐다.

예를 들면 ‘버스 소곱(안) 풍경’으로 풀어내는 용례가 몇 페이지씩 이어진다. 읽다 보면 버스 타고 제주 해안을 달리는 기분이 든다. 제주섬 어디나 있음직한 상황이 짤막한 소설처럼 펼쳐진다.

“제주어가 사라져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을 때가 설령 오더라도 이 책이 어느 도서관이나 문학관 혹은 박물관 구석에서 살아 숨 쉬고 있길 바란다.” 제주 사람 양전형의 바람이다. 제주 외 지역은 출판사에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전화 (064)723-2114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4. 4[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5. 5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6. 6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7. 7‘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8. 8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9. 9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0. 10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3. 3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4. 4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5. 5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6. 6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7. 7전국 교정시설 수용률 126%…윤상현 “형사사법개편 앞두고 교도소 과밀 방치”
  8. 8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9. 9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10. 10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5. 5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6. 6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1일
  8. 8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9. 9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우수학술 부문
  10. 10부산 연구개발 우수성과- 연구혁신 부문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8. 8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검찰 기존 사건 90일 간 수사 가능…대규모 사건이관에 현장혼선 우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5. 5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6. 6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7. 7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8. 8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9. 9윤규성, 태권도 품새 금메달…한국 남자 개인전 3연패
  10. 10독립운동가 후손 재일교포 허미미, AG 여자 유도 57㎏급 금메달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