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더 파워풀한 변신, ‘걷는 사람들’이 셔플댄스 추며 돌아왔다

줄리안 오피 5년 만에 부산 전시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5-30 19:24:14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SNS서 영감받은 ‘춤추는 사람들’
- 신나는 비트에 관람객들도 들썩
- 부산시민 걷는 모습 조각 만들고
- 러닝머신·VR존 참여형 전시도

- 7월2일까지 F1963 국제갤러리

영국의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가 5년 만에 부산을 찾았다. 간결한 선과 단순한 색이 특징인 ‘걷는 사람들’에 이어 이번엔 ‘춤추는 사람들’과 함께 왔다. 부산 수영구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열리는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에는 회화 영상 작업으로 풀어낸 신작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 라이브 퍼포먼스 등 작업 방식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것을 작업해 온 작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익숙한 방식에서 탈피할 것’을 주문한다.
세계적 현대미술가 줄리안 오피가 직접 퍼포먼스형 작품의 러닝머신에 올라 작품의 일부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승희 기자
■ 춤바람 난 오피, 이번엔 셔플댄스다

줄리안 오피의 신작으로 꾸민 국제갤러리 부산점 전시장은 흥겨운 ‘댄스장’이 됐다. LED 영상 속 둥근 얼굴과 굵은 선으로 단순화된 인물들이 초당 100비트의 빠른 음악에 맞춰 화려한 스텝의 춤을 춘다. 작가 특유의 간결한 선과 산뜻한 색감에 가벼운 발놀림까지 더해져 어깨가 들썩일 정도다.

이 춤의 정체는 10년 전 유행한 ‘셔플댄스’. 오피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우연히 틱톡과 유튜브에서 이 춤을 접했는데, 간단하고 반복적인 동작을 기본으로 하면서 폭발적 에너지를 지닌 이 춤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팬데믹이 끝나가는 시점에 아주 빠르고 동적인 느낌의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셔플댄스를 보고 엄청난 영감을 받고 춤추는 행위를 탐구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작업의 일등공신은 전문 댄서인 그의 딸이다. 딸과 친구들이 함께 5가지 스텝의 춤을 고안해 냈다. 초당 100비트의 음악도 새롭게 제작해 율동감과 생동감을 증폭시켰다. 작가는 “대부분 미술작품은 시각이라는 하나의 감각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다층적인 감각으로 관객이 내 작품에 몰입할 수 있기를 바랐고, 작품마다 사운드트랙을 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LED 영상은 드로잉 60개를 이어 붙여 구현했다고 한다. 반대로 이걸 쪼개면 60개의 회화가 나온다는 얘기다. 영상을 중심으로 전시된 페인팅과 모자이크가 바로 그 스틸컷이다. 특히 모자이크 작품은 단단한 돌조각으로 만들어 인체의 유연한 곡선과 대비되는 풍부한 조형언어를 만들어 낸다.
국제갤러리 부산점 줄리안 오피 개인전 ‘OP.VR@Kukje/F1963.BUSAN’. 국제갤러리 제공
■ “일상 속 특별함 찾는 노력”

이번 전시에서 국제갤러리는 처음으로 F1963 석천홀까지 전시장을 확장했다. 이곳에서 그동안 보여준 회화 조각뿐만 아니라 VR, 라이브 퍼포먼스 등 작가의 예술적 시도가 실제와 가상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걷는 사람의 모습을 작업하는 오피는 이번 전시에서 부산의 행인을 선보인다. 회화 시리즈 ‘워킹 인 부산. 5.(Walking in Busan.5.)’가 전시장 입구에 설치돼 있다. 영국 런던에서 해운대 해변을 찍은 사진 1000장을 받아 작업했다. 작가는 종종 자신의 전시가 열리는 도시에서 포착한 이미지로 작품을 제작해 선보이는데, 이런 방식은 해당 도시의 관객과 작품의 친밀한 교감을 가능케 한다.

그 옆으로는 관객이 직접 작품 속 일부가 되어보는 참여형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바다 그림을 배경으로 4개의 러닝머신이 놓여 있어 누구나 그 위를 걷는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 작가는 “직접 눈으로 감상하기보다 카메라를 통해 작품을 보는 관객이 많다. 사람들이 그림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작가에게 큰 도전이다.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를 들고 인증샷을 찍고싶어할까 고민했다”며 작업 배경을 설명했다. ‘걷는 사람들’이 평면 작업에서 입체로 튀어나온 듯한 이 작품은 도시와 관람객 그리고 작품이 하나 되는 경험적 플랫폼을 선사한다.

안쪽에는 4개의 VR 부스가 설치돼 있다. VR 고글을 끼고 가상세계에서 ‘재현된’ 오피의 조각 영상 페인팅 등 다양한 작업을 볼 수 있다. 현대인은 사물을 눈으로 인지하는 것보다 디지털 디바이스라는 중간 매개체를 거치는 방식에 더 익숙해져 있다. 이 현상에 주목한 오피는 그 인지과정 차이를 작품을 통해 위트 있게 표현해내고자 한다. 석천홀 중앙 공간에는 다양한 포즈와 크기의 사람 조각이 놓여 있어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사이를 오갈 기회를 준다. 가장 높은 크기의 조각은 부산 사람들을 본떠 만들었다.

일상 속 사람들 모습을 작업하는 오피는 습관적으로 일상에서 특별한 것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를 찾아내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예술은 아주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 가령 설치작품의 어깨가 구부러진 모양이라든지 선을 사용한 방식 말이다. 나는 예술가로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비일상성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7월 2일까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3. 3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4. 4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7. 7“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8. 8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3. 3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오늘 인사청문회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3. 3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4. 4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5. 5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6. 6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7. 7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K-뷰티에 AI 입힌다…서울 홍대·부산 서면에 '가상체험' 공간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3. 3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4. 4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5. 5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6. 6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7. 7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8. 8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9. 9“창원시민 필요한 사업 100개 추진할 것”
  10. 10단일 고분자반도체 3진 논리 소자 개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3일 (음 9월 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