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 부산 금정구 남산동 산자락 동네에 큰 작가 요산 김정한(1908~1996) 선생의 생가가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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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된 요산 김정한 생가 모습.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 제공 |
부산 정신을 상징하는 예술가이며 한국 문학의 산맥에서 우뚝한 거인인 요산 김정한 작가의 생가는 그때까지 사라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채 기적처럼 남아 있었다. 그러나 너무 초라했다. 1996년 선생이 타계한 뒤 요산 생가가 아직 남아 있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동네 복덕방과 파출소에 물어물어 고생스럽게 그곳을 찾아갔고, 이내 요산 생가가 남아 있는 게 아니라 거의 ‘방치’ 수준으로 겨우 존재하고 있음을 순식간에 깨우쳤다.
부산의 예술계·시민사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이 뜻을 모아 요산 김정한 생가를 복원하고 문학관을 생가의 뜰에 짓는 사업을 시작했다. 기리는 마음과 공간이 있으면 지역문화는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선다는 점을 이들은 알고 있었다. 2000년 9월 ‘요산 김정한 선생 생가 복원 및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했고, 마침내 2003년 6월 생가 복원을 마무리했다. 꼭 20년 전이다. 뒤이어 요산김정한문학관이 2006년 11월 개관했다.
사단법인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이사장 조갑상)는 오는 10일 오후 5시 부산 금정구 남산동 요산김정한문학관에서 생가 복원 20주년 잔치를 연다. 요산김정한문학관은 생가와 문학전시관을 한자리에 함께 갖춘 점이 특징이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이 생가는 요산 선생이 유년기·청년기를 보낸 집이다. 요산 사후 1년 뒤인 1997년부터 본격적인 논의와 함께 수리·복구 작업을 거쳤으니 복원 완료까지 6년이 걸린 셈이다. 생가는 현재 선생의 유품을 전시해 두고 있으며 시민에게 개방돼 있다.
20돌 잔치는 여는 공연, 기념사업회 초기 상임이사였던 신태범 소설가의 생가 건축 과정 이야기, 요산을 기억하는 문화계 인사인 김성종 소설가와 이진두 언론인의 ‘요산과 나’ 회고담, 요산 넷째 따님의 ‘나의 아버지’ 회고, 요산김정한문학관에 기부를 했던 문정현 서봉리사이클링 회장에 대한 감사패 증정, 닫는 공연 순으로 진행된다.
이날 잔치에 앞서 오후 3시 문학관 강당에서 요산문화연구소 주관으로 ‘요산 문학지도: 김정한의 문학지도에서 사람살이를 읽다’ 세미나가 열린다. 이 세미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년 한국 작고 문인 선양사업’ 공모에 선정돼 요산김정한기념사업회가 올해 연말까지 진행하는 사업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