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하게
쏟아지는
매미울음
싹 지우고
새끼 밴
고양이걸음
출렁임도
뚝 끊기고
한입을
아싹 베어 문
참외같이
샛노란
귀가 따갑도록 매미가 울어대는 한여름, 새끼를 밴 고양이가 배를 출렁이며 느릿느릿 걷는다. 싱그러운 나뭇잎도 축 처지는 한낮, 소나기가 한줄기 쏟아진다. 따가움, 나른함, 무료함까지도 한순간에 쓸어가는 소나기다. 무더위에 냉장고에서 막 꺼낸 싱싱한 참외를 한입 베어 문 듯 상쾌한 소나기다. 소나기가 오기 전 그 고요를 그림 그리듯이 표현하여 소나기의 모습과 느낌이 더 실감 나는 시조이다. 지치고 힘든 우리 일상에도 소나기 같은 존재가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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