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록 페스티벌의 계절이다. 햇볕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군중 속에 묻혀 땀 흘리며 록 페스티발을 즐기던 시절이 분명 있었다. 허나 마흔이 훌쩍 넘어 겁도 없이 여름 록 페스티벌에 참여해보니 이런 현장은 어쩌면 인권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에어컨 옆을 떠나지 못하고 롤라펄루자, 펜타포트 등 국내외 록 페스티벌 영상을 감상하던 중 ‘연자절’ 공연소식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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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연자절 포스터. |
오는 13일(일요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포크 록 힙합 재즈 일렉트로니카 레게 등 장르를 넘나드는 뮤지션이 무려 13팀 총출동하는, 록 페스티벌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라인업의 공연이 에어컨이 빵빵 터지는 실내 공연장 경성대 앞 오방가르드에서 펼쳐진다. 연자절은 이 공연의 기획자인 정연자의 생일이자 광복절인 8월 15일의 전날인 지난해 8월 14일에 처음 열렸다. 수많은 참가팀에도 불구하고 지금 새만금에서 진행되는 국제적 행사와는 달리 사상자 없이 안전하게 치러졌다.
그렇다면 “이런 화려한 생일잔치를 2년 연속 만든 정연자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떠오를 수 있다. 정연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부산에서 인디밴드 드러머, 솔로 뮤지션으로 활동했으며 수익성과 상관없는 크고 작은 공연과 이벤트들을 기획·홍보했다. 다양한 장르의 부산 뮤지션들에게 연자언니, 연자누나로 불리는 사람이다.
축제는 정연자를 몰라도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간판에 사장님의 이름과 사진이 박혀 있는 식당들이 어쩐지 신뢰가 느껴지듯, 당당히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공연 맛집’ 정도로 이해해도 좋겠다. 13팀이 참가하는 공연 티켓이 예매가 1만5000원(현장구매 2만 원). 괜히 미안할 정도다.
입장료가 싸다고 결코 라인업이 아쉽지는 않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더 열광하는 밴드 아이러닉휴, 부산의 대표 집시재즈밴드 삼인용과 아이들, 이젠 설명이 필요 없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부산의 힙합크루 야생본능과 힙합밴드 정불타와 일세션스, 레게밴드 핫터댄줄라이, 최연소 참가자인 15세 뮤지션 정한나까지. 놓치면 무조건 후회할 강력한 라인업이다. 부디 매년 차질 없이 연자절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연자의 무병장수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