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위안부 증언에 귀 기울여라” 일본 작가의 용기

미술작가 츠보이 아키라, 세계 피해자 목소리 담아 부산에서 26일까지 전시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8-14 19:48:55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연제구 ‘기억의방’ 개관전

“저는 아직 열일곱 살이었습니다… 군인에게 옷을 빼앗기고 강제로 처녀를 빼앗겼습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를 데리고 다닌 것은 민간업자라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가? 그래서 ‘위안부’였다고 증언할 결심을 하고 1991년 일본 정부를 고소하는 재판을 시작했습니다.”
부산 연제구 효로인디아트홀에서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전시 ‘그을린 증언-일본군 위안부 말, 목소리, 증언’의 작가 츠보이 아키라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한복을 입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한 여성이 종이 한 장을 내민다.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자행된 ‘일본군 성노예’ 진실을 처음으로 알린 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다. 중국 네덜란드 태국 등의 전통복을 입은 여성들도 자신의 증언을 봐달라며 사방에서 종이를 내밀고 있다. 일본군의 성적 폭력과 착취에 관한 증언을 마주하는 작품 ‘45년 뒤의 고백-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군상’ 연작이다.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서 호평받았던 이 작품이 5년 만에 전시장에 다시 놓였다. 부산 연제구 효로인디아트홀 ‘기억의 방’의 개관 특별전 ‘그을린 증언-일본군 위안부 말, 목소리, 증언’이다.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 증언한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연작 120점 가운데 35점을 골라 설치했다.

이 작품은 메시지와 완성도 면에서도 눈길을 끌지만, 작가가 일본 사람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츠보이 아키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처리하는 일본 정부의 방식에 분노해 그림(작품명 ‘무주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가는 질문한다. ‘왜 보지 않습니까? 왜 인정해 버립니까? 왜 잊어버립니까?’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가 일본 한국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곳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작가는 “부끄럽고 미안했다. 나의 인식이 좁았다”고 고백했다. 그 즈음 위안부 문제와 식민주의, 전쟁 책임을 부정하는 아베 정권의 역사수정주의가 급속히 세력을 확장했다. 작가는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잊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표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일본인’으로서 부담은 없었을까. 솔직히 무서움을 느꼈다고 했다. “일본에 돌아가면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때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그럼 안 할 거야?’ 고민 끝에 ‘너는 하는 사람이잖아’라는 답을 얻었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일본에선 위안부 문제를 회피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전시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 등의 사정으로 전시를 못하면서 작품들은 작가의 자택 지하실에 오래 잠들어 있었다. 작가는 전시장을 찾는다는 글을 직접 SNS에 올렸고, 우연히 읽은 대안문화연대가 전시공간을 내주었다.

전시장에서는 작업 배경과 과정, 광주비엔날레에서 만난 일본인과의 날선 대화 등으로 구성한 30분짜리 영상과 성노예 피해자 35명의 증언을 우리말로 해석한 ‘전시작품 증언집’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6일까지 열리며, 15일 오후 5시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초심·신뢰 회복 급선무…시립예술단 수준 높이고 극장 문턱 낮출 것”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