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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마스크걸’ 이한별과 고현정

고현정 선배와 2인 1역, 누 끼치지 않을까 걱정…내게 이런 연기 없었다, 도전 욕심났던 캐릭터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3-09-05 19:23:33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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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별

- 낮엔 회사원 밤엔 BJ 김모미 역
- “사실상 데뷔작, 4개월간 맹연습
- 꿈 놓지 않는 극중 인물 동질감”

# 고현정

- 장기복역자 번호 ‘1047’로 열연
- “초췌한 모습 위해 기미까지 분장
- 나나 독기 품은 신 너무 부러워”

신인 배우 이한별과 연기 내공 30년의 고현정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로 한몸이 됐다. ‘마스크걸’에서 3인 1역의 캐릭터인 김모미를 두 배우가 함께 연기한 것이다. 또 한 명은 가수에서 배우로 활약 중인 나나로, 세 배우는 각기 다른 나이대의 김모미를 연기해 파란만장한 캐릭터의 일대기를 완성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평범한 회사원이면서 BJ 마스크걸로 감출 수 없는 끼를 발산하는 김모미 역을 맡은 신인배우 이한별. 오른쪽 사진은 같은 작품에서 마스크걸 살인사건의 주인공이자 지금은 수감생활을 하며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김모미 역을 맡은 고현정. 넷플릭스 제공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다가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이 바뀌는 드라마다. 김모미는 일생동안 BJ 마스크걸, 쇼걸 아름이, 죄수번호 1047로 불렸으며, 세 번의 인생을 살고, 세 번의 살인을 한다. 이한별과 고현정은 각각 BJ 마스크걸과 죄수번호 1047을 연기하며 개성 강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파격적 전개와 개성 강한 캐릭터,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덕분에 ‘마스크걸’은 공개 2주 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며 K-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김모미 캐릭터를 꿰찬 이한별과 김모미를 통해 그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고현정을 만나 ‘마스크걸’로 변신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BJ 마스크걸이 된 이한별

‘마스크걸’에서 열연하는 배우 이한별. 넷플릭스 제공
처음 ‘마스크걸’이 공개됐을 때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밤에는 인터넷 방송 BJ 마스크걸이 되는 김모미를 연기한 배우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했다. 그만큼 한 번도 본 적 없는 배우의 출현은 강렬했다. 이한별은 “실은 단편영화나 학생 작품에 출연했었다. 그래서 제가 나온 작품을 보신 분이 없고, ‘마스크걸’이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전부터 연기를 하고 있었음을 전했다.

‘마스크걸’ 출연은 김모미 역을 찾아 헤매던 제작진이 우연히 광고 에이전시에서 그녀의 프로필을 보면서 시작됐다. 이한별은 “처음에는 어떤 작품인지 몰랐고,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님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하신 것만 알았다. 팬데믹 기간이라 저의 영상을 보내달라고 해서 몇 차례 보내고, 이후 대면 오디션을 보면서 웹툰이 원작인 작품임을 알았다”고 캐스팅 과정을 설명했다. 이후 김모미가 되기 위해 4개월간 춤 연습이나 연기 연습, 분장 테스트 등을 거쳐 촬영에 들어갔다.

이한별은 고현정, 나나와 함께 김모미를 3인 1역으로 연기했는데, 드라마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다. 연기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저보다 고현정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돼 있었다. 고현정 선배님과 같은 작품을 넘어,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어서 현실감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촬영이 가까워지면서 같은 작품을 준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제가 누가 되지 않게 잘해서 시너지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한 인물을 연기했기에 세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출 순 없었지만 제작발표회나 홍보 일정 속에서 고현정과 나나는 이한별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극 중 이한별이 연기한 김모미는 어릴 적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꿈을 못 이룬 인물이다. 김모미 캐릭터에 대해 “대본을 보며 모미에게 뭔가 애틋함, 안쓰러움이 느껴지는 포인트들이 있었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어떠한 이유로 그 꿈을 펼치지 못한 인물이고, 그럼에도 그 꿈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에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를 꿈꿨던 자신과 가수를 꿈꿨던 김모미의 열정이 오버랩되면서 그 동질감이 자연스럽게 연기에 투영된 것이다.

‘마스크걸’을 준비하면서 이한별이 가장 신경 쓴 점은 아무래도 BJ 마스크걸이 추는 춤이었다. 특히 ‘마스크걸’의 주제곡처럼 나오는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을 완벽히 마스터해야 했고, 멋지게 해냈다. 이한별은 “연습은 촬영 준비과정에서도, 촬영 중에도 계속해서 했다. ‘리듬 속의 그 춤을’과 손담비 씨의 ‘토요일밤에’는 계속 듣고 다녔다”며 “어릴 때는 무용을, 커서는 발레를 취미로 하고 있다”고 말해 춤 실력이 예사롭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했다.

‘마스크걸’로 첫발을 잘 내디딘 이한별은 차분히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마스크걸’이 강한 이미지를 남기는 작품이어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면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저 또한 기대가 된다”며 차분하게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죄수번호 1047’의 고현정

배우 고현정이 ‘마스크걸’에서 감옥 장면을 연기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마스크걸’ 대본을 보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지만 어떤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비슷비슷한 연기를 해왔다고 생각하는 고현정에게 ‘마스크걸’의 김모미는 새로움을 주고,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캐릭터였다. 그녀는 “지금까지는 저 혼자 책임져야 하는 역할을 많이 했다. ‘마스크걸’은 여러 배우와 협력해야 하고, 감독님의 디렉션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하나의 인물을 세 사람이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제가 진짜 원하던 것이고,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고현정은 자신이 꿈꾸던 외모를 갖게 된 후 정체를 숨기고 바에서 쇼걸로 일하게 된 김모미(나나)가 일련의 살인사건으로 감옥에 수감돼 ‘죄수번호 1047’로 불리게 된 시기를 맡았다. 죄수 역은 처음이었던 고현정은 “교도소라는 곳에 들어와 10년이 지난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어떤 상태일까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스스로 더 초췌하고 어둡게 분장하고, 기미도 더 만들어서 건조한 인물처럼 보이도록 했다.

특히 헤어스타일에서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고현정은 “감독님이 머리카락을 잘라야 하겠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겁이 나서 조금만 짧게 잘랐다. 제가 봐도 평소 머리와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였으니 감독님도 좀 곤란해했다. 그래서 이건 아닌 것 같다 싶어 바로 아주 짧게 잘랐다. 그러자 감독님이 아주 만족해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편안해 보였던 김모미의 수감 생활은 아들 주오남의 죽음에 원한을 갖고 그녀에게 복수하려는 김경자(염혜란)로 인해 어그러진다. 김모미는 딸이 위협받자 결국 탈옥을 결심하게 된다. 고현정은 “제 기준에서 모성애는 괜찮은지, 안 아픈지,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지를 하나하나 챙기는 것이라면 부성애는 지키는 것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감정이라고 본다. 모미에게 모성애도 있었겠지만 (딸을 방치하고 살았기 때문에) 그걸 표현하기엔 염치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겨우 마지막에 딸을 지키려는 부성애만 드러낼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김모미가 보여주는 모성애를 설명했다.

드라마 초반과 중반부에서 김모미를 연기한 이한별, 나나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두 배우에 대해 “이한별 씨에게는 깜짝 놀랐다. 데뷔작인데도 차분하게 내공 있어 보이는 연기를 했다. 앞으로 행보가 굉장히 궁금해지는 배우다. 나나 씨는 제가 제일 부러운 장면을 연기했다. 독방에 갇혔다가 나와서 또 때리고 들어가고 하는 것을 반복하는데, 그것을 너무 하고 싶어서 부러웠다. 나나 씨는 항상 예열된 상태로 촬영장에 오는 것 같다. 인사성도 밝고 많은 것을 가진 배우다”라며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마스크걸’이 시청자분들에게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한다”는 고현정은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스크걸’의 김모미처럼 자신이 더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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