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71> 갈돌과 갈판

신석기시대 도토리·곡물 갈던 도구…인류 소화능력 높인 획기적 발명품

  • 김정훈 부산박물관 문화재조사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3-09-11 18:57:05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침엔 곡물을 갈아서 마시는 미숫가루 한잔, 점심엔 고춧가루가 팍팍 뿌려진 김치찌개, 저녁엔 고기 잡내 제거를 위해 뿌려진 후춧가루 등 오늘날 가루가 없는 식사는 생각할 수 없다. 음식 재료를 갈아서 조리의 간편함과 음식의 풍미를 높이기 위한 행위는 인간의 역사가 진행되며 점차 다종다양해졌다. 그렇다면 식재료를 갈아 먹는 행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부산 범방동유적에서 출토된 갈돌과 갈판. 부산박물관 제공
최초로 인간이 식재료를 갈아서 사용했다는 흔적은 신석기시대 갈돌과 갈판의 존재로 확인된다. 갈판은 열매나 씨앗의 껍질을 벗기거나 가루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놓는 받침대이며, 갈판 위에 놓인 재료를 갈거나 찧어서 직접 가공하는 것이 갈돌이다.

갈돌과 갈판은 신석기시대 혁명이라고 표현되는 토기의 발명과 함께, 신석기시대 식문화 발달에 크게 기여했다. 식재료 가공 후 토기를 이용한 2차 조리로 음식물을 연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인류의 소화 능력이 향상될 수 있었고 수명이 획기적으로 연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부산박물관에서는 범방동유적에서 출토된 갈돌과 갈판을 전시하고 있다. 이 갈돌과 갈판에는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식재료 가공을 위한 노력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갈돌은 계속적인 사용으로 갈판과 맞닿는 한쪽 면이 평탄해지고 갈판과 닿지 않는 곳은 곡선을 이룬다. 갈돌은 사용의 편리함을 위해, 갈돌의 너비를 갈판의 너비보다 넓게 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굴러다니는 적절한 형태의 돌을 조합하여 사용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갈돌의 마찰을 받아내는 갈판은 갈돌과 맞닿는 한쪽 면이 마찬가지로 평탄하고 매끈하다. 대부분 갈판은 수많은 마찰로 인해 가운데 부분이 오목하게 휘어진 경우가 많다.

갈돌과 갈판은 식료 가공구로서 용도가 명확히 추정되며, 사용 면의 전분 분석 결과 도토리 견과류 곡물의 전분이 확인되기도 하였다. 기존 사냥 및 어로와 함께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먹거리가 좀 더 풍요롭게 변화해 갔음이 짐작된다.

갈돌과 갈판은 식생활 외에도 중요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는 유물이다. 갈돌과 갈판은 석부 석촉 지석 등의 도구들과 비교하여 무게가 무겁고 부피가 커서 들고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갈돌과 갈판의 등장과 본격적인 사용은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이동성 감소와 연관된다. 즉,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정착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기도 하다.

오늘도 주방에서 ‘위이이잉’ 믹서기 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처럼 다양한 얘기가 숨어있는 갈돌과 갈판은 형태만 다양하게 변화했을 뿐 오늘날까지 우리 식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천 년이 지났지만, 신석기시대 사람들이 갈돌과 갈판을 사용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8. 8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9. 9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8. 8“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10. 10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