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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경계가 있나…인간·동식물 공존의 순간

진재운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 ‘무경계’, 한반도 국립공원 사계절 영상 담아내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3-09-26 18:59:1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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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獨브란덴버그 국제영화제 수상 등 성과
-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시사회서도 호평
- “자연과 공동운명체 되새길 계기됐으면”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무경계’(감독 진재운·사진) 시사회가 열렸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반도 국립공원의 산과 바다, 사람과 동물 등의 사계절을 담았다.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은 한반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동물, 인간 삶에 감탄했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진재운 감독의 다큐멘터리 ‘무경계’ 스틸 컷. 안개가 밀려온 산사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스님을 담은 장면이다. 진재운 감독 제공
‘무경계’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까지 진 감독이 촬영한 TV 다큐멘터리 3부작 ‘한반도의 보석 국립공원’을 한 편으로 합친 영화다. 애초 백두대간 등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3D 영화’ 개봉을 염두에 뒀지만,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자 해상도와 영상 품질이 좋은 ‘4K’로 개봉한다. ‘무경계’는 하늘과 땅, 인간과 동식물이 경계 없이 스며드는 순간을 담았다.

이 작품은 ‘아름답고 재미있는 환경 다큐’라는 평가와 함께 10여 곳의 영화제에 수상 후보로 오르거나 상을 받았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5회 브란덴버그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에 선정됐고, 홍콩국제영화제와 두바이국제영화제, 인도 타고르 국제영화제, 인도 박스오피스영화상, 그린아카데미 어워드에서 다큐멘터리와 감독상, 촬영상 등을 받았다. 국제방송협회(AIB) 주관의 ‘2023 AIBs Natural History’ 부문 최종 후보로도 올랐다.

진재운 감독
‘ 시골 출신’이라고 자기를 소개한 진 감독은 1995년 방송 기자로서 ‘환경’을 마주하며 숙명을 느꼈다고 했다. 환경오염과 습지 파괴 등에 주목했다. 하지만 1분 30초짜리 영상에 메시지를 담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생각해 냈다. 그는 ‘물은 생명입니다’ ‘해파리의 침공’ 등 방송 다큐를 만들었다. 2003년부터 기후 위기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무경계’에서는 한반도의 대자연이 실감 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90세 할머니, 섬 박사, 스님 등 다양한 출연자가 시처럼 읊는 대사도 깊은 울림을 준다. 진 감독은 “10초의 영상을 위해 짧게는 2시간, 길게는 5시간을 촬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백산 연화봉을 스치는 운해를 찍기 위해 다섯 번 산에 올랐다. “맑은 하늘을 기다렸는데, 다섯 번 모두 구름과 안개가 자욱했다. 포기하려던 찰나 드론을 띄웠더니 내가 선 곳의 바로 위 하늘은 맑았다. 그때부터 찍었다.” 그의 전작 ‘위대한 비행’에서 갯벌을 날아오르는 도요새의 웅장한 비행은 5시간을 기다려 단 3초 촬영한 영상으로, ‘무경계’에도 깜짝 등장한다.

지난 1~5일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붉은 동백꽃이 흰 눈 위로 송이째 ‘툭’ 떨어지는 장면은 현대사의 아픔을 압축한 듯 시리다. 어렵게 도착한 지리산 칠불암에는 안개만 자욱해 촬영을 접으려 했지만, 고요한 자세로 자연을 바라보는 스님을 보고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설악산 토왕성 폭포 위로 드론을 띄웠을 땐, 거짓말처럼 햇살이 한 줄기 비췄다. 진 감독은 “변화무쌍한 자연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선물처럼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람이 자연의 ‘권리’를 무분별하게 침범했다고 보고 사단법인 ‘자연의 권리찾기’를 결성했다. 여기에서 ‘하나뿐인 지구영상제’를 기획해 지난해 시작했고, 제2회 행사는 이달 초에 치렀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에는 폭염이, 올해는 폭우가 개막식을 찾았다.

진 감독은 ‘무경계’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하나이며 공동운명체임을 관객이 느끼기 바란다. 그는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하면서 많은 사람이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과 인간은 하나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경계’는 ‘물의 기억’ ‘위대한 비행’ ‘허황옥 3일’에 이은 진 감독의 네 번째 영화이자 서른한 번째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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