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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폐막]하라 카즈오 "52년 다큐인생서 잊지 못할 작품 BIFF서 발견"

13일 오전 KNN시어터서 올해 BIFF 결산 기자회견

뉴커런츠 지석 선재 비프메세나 등 수상작 발표

재일교포 이야기 그린 '되살아나는 목소리' 극찬 등

전날 '비전 시상식'선 선배 감독들 격려사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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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큐멘터리 거장 하라 카즈오가 ‘52년 다큐 인생’에서 굉장한 작품이라며 ‘되살아나는 목소리’(박수남 박마의)를 비프 메세나 상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심사위원을 맡은 하라 카즈오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작품 가진 에너지 가히 폭발적’

13일 오전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결산 기자회견에서는 열흘간의 축제 일정을 마무리하며 뉴커런츠상과 지석상 선재상 비프메세나상 수상작 등을 발표했다. 이날 결산 기자회견에는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강승아 운영위원장 직무대행, 뉴커런츠 심사위원 정성일 감독, 지석상 심사위원 이광국 감독, 비프메세나상 심사를 맡은 하라 카즈오 감독이 참석했다.

하라 카즈오 감독은 “영화제라는 건 제작자와 작가 관객을 연결하는 것이다.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국가가 상대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인정하기 위해서 영화제가 존재한다고 확신한다”고 이야기하며 비프 메세나 선정작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영화 중 굉장한 작품을 발견했다. 52년간 다큐를 제작해 왔고 프로로서 활약하고 있다고 스스로 인정했는데,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어떤 존재를 파괴하는 힘을 느꼈다”며 박수남 박마의 감독의 ‘되살아나는 목소리’를 발표했다.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시력을 잃어가는 재일조선인 2세 박수남 감독이 딸 박마의 감독의 눈과 자신의 기억에 의지해 오래전 촬영한 16㎜ 필름을 디지털로 복원한 다큐멘터리다. 50여 년간 촬영한 필름에는 재일조선인들의 피와 눈물 주검이 선연히 새겨져 있다. 와이드앵글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창고에서 부식되던 10만 피트의 필름에서 되살아난 건 강제징용 원자폭탄 위안부 피해자들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재일조선인의 저항과 투쟁의 아카이브면서 패배를 모르는 한 강인한 여성의 탁월한 자서전”이라고 평가했다. 다큐멘터리에는 ‘부산’도 주요 장소로 등장한다.

이날 하라 카즈오는 “기술적으로는 훌륭한 작품은 아니다”면서도 “작품이 가진 폭발적인 에너지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 자이니치(재일교포). 한국과 일본의 역사 사이에 존재하는 감독이 어쩌면 한국에서도 잊힌 재일교포들의 존재를 잊지 말라고 에너지를 폭발한 부분이 감명 깊었다. 그녀의 인생을 걸어서 만든 작품을 BIFF에서 볼 수 있게 돼 행복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한 편의 수상작은 우리들의 공화국(진지앙)이 차지했다. 하라 카즈오 감독은 “주인공이 좁은 공간에서 친구들과 세계의 다양한 문제를 이야기하며 자유로운 모습을 보인다”며 “감독은 좁은 방에서 카메라를 들이댈 뿐 나가지 않는다.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방법으로 독특하게 촬영한 작품

이라고 평가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선재상 심사를 맡은 장건재 감독.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출품작 모두 새로운 시선, 방법 보여줘”

아시아 영화 경쟁 부문인 뉴커런츠 수상작은 ‘더 레슬러’(이퀴발 초드리, 방글라데시·캐나다)와 ‘1923년 9월’(모리 다츠야, 일본)이 선정됐다. 뉴커런츠 심사위원을 맡은 정성일 감독은 “10개 후보작을 극장에서 관객과 심사원들이 함께 관람했다. 10개의 비전, 10개의 태도, 10개의 관심, 10개의 방법을 보여줄 만큼 모두 훌륭했다”며 “두 편의 선정작이 서로 다른 영화이길 바랐고, 새로운 화법과 용기 있는 영화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더 레슬러’는 방글라데시 전통 스포츠라 불리는 일종의 레슬링 훈련에 매진하며 마을 챔피언에 도전장을 내민 모주의 이야기다. ‘1923년 9월’은 모리 다츠야의 첫 장편 영화로,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이후 벌어진 비극을 일본인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정 감독은 선정작들을 발표한 뒤 “열흘간의 영화제는 성공적이었지만 올해도 예산 규모가 축소된 데 따른 어려움이 있었다. 내년 영화제 관련 예산 삭감 발표도 있었던 만큼 발전하는 영화제를 위해 (삭감) 조치가 철회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석 섹션에서는 부패한 정권이 아름다운 나라를 어떻게 망치는지를 보여준 ‘파라다이스’(프라사나 비타나게, 스리랑카·인도)와 키르기스스탄의 충격적인 악습을 고발한 ‘신부 납치’(미를란 압디칼리코프)가 선정됐다. 지석 섹션 심사위원을 맡은 이광국 감독은 “심사위원들이 열심히 회의한 끝에 어렵게 2편을 결정했다. 다른 작품들도 모두 응원한다”고 설명했다.

선재상은 ‘마이디어’(전도희 김소희, 한국)와 ‘21주 후’(나스린 모하마드퍼, 이란)가 차지했다. 심사를 맡은 장건재 감독은 “마이디어는 청각장애 주인공을 통해 SF적인 상상력과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났다”면서 “21주 후는 이란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공통 고민인 임신 중단이란 소재를 통해 마지막까지 모성애와 현실을 질문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선재상에는 ‘누구나 때로는 사랑이 필요하니까’(세인 라이언 툰, 프랑스·미얀마·인도네시아)도 특별 언급됐다. 장 감독은 “미얀마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퀴어이자 이민자이자 성폭력 피해자인 주인공을 다뤘다. 단편영화가 가질 수 있는 시적인 언어를 영화적 언어로 만들어냈다”고 했다.

올해의 배우상은 장성범(해야 할 일, 한국) 오민애(딸에 대하여, 한국) 씨가 수상했다. KB뉴커런츠 관객상은 ‘부모 바보’(이종수, 한국)가, 플래시 포워드 관객상은 ‘더 드리머’(아나이스 뗄렌느, 프랑스)가 각각 선정됐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비전 시상식’의 수상자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열기 가득한 ‘비전의 밤’

전날인 지난 12일 오후 7시 정한석 프로그래머의 사회로 진행된 KNN시어터에서는 특별한 ‘비전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작들만 나열하고 끝내던 예년과 달리, 이창동 감독과 제작자 크리스티나 오, 한준희 장건재 감독 등의 의 격려사와 축하공연도 함께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상과 LG올레드 뉴 커런츠 상에 ‘솔리드 바이더 씨’(파티판 분타릭, 태국)이 2관왕을 차지했다.

또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상 ‘그여름날의 거짓말’(손현록)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 ’해야 할 일‘(박홍준) ’바얌섬‘(김유민) ▷CGV상 ’딸에 대하여‘(이미랑) ▷KBS 독립영화상 ’장손‘(오정민) ▷CGK 촬영상 ’장손‘ 이진근 촬영감독, 특별언급 ’바얌섬‘의 김진표 촬영감독, ’딸에 대해여‘의 김지룡 촬영감독 ▷크리틱b상 ’지난 여름‘(최승우) ▷오로라미디어상 ’장손‘(오정민) ‘막걸리가 알려줄거야’(김다민) ▷왓챠단편상 ‘마이디어’(전도희 김소희) ‘업보’(최수혁) ▷부산시네필상 ‘노란문: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이혁래)가 각각 수상했다. ‘한 채’(정범, 허장)는 이날 LG올레드 비전상과 시민평론가상으로 2관왕에 올랐다.

이춘연 영화인상에는 크랭크업필름 대표 김지연 프로듀서가 선정됐다. 이들은 자신의 작품이 거론되지 않아도 진심으로 환호하며 시상식의 열기를 더했다. ‘소리굴다리’(구파수 륜호이)에 출연한 ‘아나킨 프로젝트’의 리코더 기타 등을 이용한 특별한 축하공연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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