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일 김해문화의전당 등서 진행
- 포스터에도 진영 단감 색상 적용
- 영화 감상 클럽과의 만남도 특별

영화를 사랑하는 경남 김해 시민이 모여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영화축제, 2023 김해시민영화제 ‘김씨네’가 개막을 앞뒀다. ‘김씨네’ 시민기획단 정소영 단원에게서 열정으로 뭉친 시민기획단과 지역 영화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씨네 시민기획단 정소영 단원이 ‘김씨네’ 포스터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지난달 30일 경남 김해 활천동행정복지센터 내 작은도서관에서 만난 정 단원은 ‘김해시민이 만든 영화의 들판’이란 문구가 적힌 ‘김씨네’ 포스터를 내밀었다. 그는 “지역 특산물인 진영 단감 색상을 사용했다”고 웃었다. 김씨네는 시민기획단 12명이 영화를 좋아하는 지역민을 위해 선정한 30여 편의 장·단편을 선보이는 지역 영화 축제다. 영화를 사랑하는 시민이 준비했다. 김씨네는 김해와 시네마(CINEMA)의 합성어다.

정 단원은 지난해 ‘김씨네’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시민영화제(상영회)에서 프로그래머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그는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운영한 관객활동가 과정, 영화 평론 과정을 들은 수강생들이 모여 준비한 상영회 형식이었다. 관객활동가이기도 한 부산 모퉁이극장 김현수 대표가 강연했다. 관객이 영화를 보고 고르는 활동뿐만 아니라, 직접 영화 관람의 형태를 만들기도 하는 능동적 활동에 대해서도 배웠다”고 설명했다. 이때 경험이 양분이 돼 올해 ‘김씨네’도 선보이게 됐다. 정 단원은 “다른 영화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시민이 주인공인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단원들이 노력했다. 시민기획단 팀장 격으로, 이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김현수 대표와 합심했다 ”고 설명했다. 작은도서관에서 10여 년간 근무한 정 단원은 책을 통해 사람들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현장을 자주 목격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영화관을 일부러 찾아가는 횟수가 대체로 줄었다. 특히 김해는 지리적 제약 등으로 다양한 영화 장르를 접하기 힘들어 영화축제가 절실했다”고 말했다.

‘김씨네’는 영화를 선정하는 것은 물론 GV(게스트와 관객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 마련과 포스터 제작 등을 모두 시민기획단이 주도했다. 영화제 개최가 임박한 요즘은 밤을 꼬박 새우는 일도 잦다고. 정 단원은 “각자 다른 일과 생업을 하면서 영화라는 매개체 하나로 열정을 모으고 있다. 아이디어가 넘친다”며 “주변 사람들도 지역에서 열리는 영화축제에 크고 작은 관심을 보여 보람이 더 크다”고 했다.

김씨네에서는 부산 대구 광주 목포 원주의 지역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도 일부 만날 수 있다. 김해의 다양한 영화클럽을 만난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정 단원은 “김해한일여고 영화동아리 ’화양연화’, 선생님과 학생들이 만든 어린이문화연구회 ‘찬물’ 등 영화를 좋아하는 시민모임을 만나 특별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시민기획단은 ‘영화제 운영자들은 정작 축제 기간 영화제를 즐기지 못한다’는 김현수 대표의 조언에 따라 자신들도 영화제를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포럼 ‘김해에도 영화제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4일)와 특별상영 섹션 ‘잘 봤다는 말 대신’(4일) 이후 열리는 소규모 네트워킹 행사 등이다.

“영화를 상영할 공간이 있으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도 늘어날 수 있다. 이 시간이 이어지면 좋겠다.” 시민기획단이 준비한 영화축제 ‘김씨네’는 11월 3~5일 경남콘텐츠기업지원센터와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등에서 진행된다. 전석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