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47> 버텨내고 있는 존재들을 위한 영화. 권철 ‘버텨내고 존재하기’

88살 광주 극장이 들려주는 노래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3-11-13 18:39:2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내버스와 전철, 고속버스를 갈아타고 광주광역시의 광주극장에서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보기 위해 먼길을 떠났다. 11월 1일 전국 개봉했지만, 이 영화는 굳이 광주극장에서 보고 싶었다. 광주 출신 뮤지션 최고은 기획·권철 연출의 이 작품은 인디음악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핏줄이 당길 멋진 뮤지션이 다수 출연한다.

김일두, 곽푸른하늘, 김사월, 불나방스타소세지클럽, 정우, 고상지&이자원, 최고은&주소영, 그리고 1935년 일제강점기에 개관하여 88년째 그 자리를 지키는 단관 극장 광주극장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2019년 팬데믹이 한창일 무렵, 관객과 무대를 잃고 기약 없이 버텨내고 있던 뮤지션들이 버텨내기의 아이콘이자 대선배인 광주극장에서 촬영했다. 매표소 계단 복도 객석 영사실에서 노래하고 극장에 얽힌 기억과 각자 버텨내온 시간에 대한 단상, 버텨내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에 대해 이야기한다.

광주극장 앞에 서자 박태규 화백이 손으로 그린 정겨운 극장 간판이 반긴다. 불 꺼진 2층 객석에 앉아 단관극장의 압도적인 규모의 스크린에 비치는 영상과, 멀티플렉스에선 결코 맛볼 수 없는 공간감이 느껴지는 사운드. 어린 시절 내가 부산 남포동 단관극장에서 느낀 그 공기의 냄새까지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었다.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극장을 보유한 도시 광주가 몹시 부러웠다. 아마도 누군가에게 낡고 촌스럽다는 핀잔을 들으며 오래 버텨온 결과. 광주극장은 대체될 수 없는 살아있는 역사가 되었다. 광주 시민에겐 과거의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한 추억들이 생생하게 깃든 더욱 특별한 공간일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광주극장은 그저 버텨내는 것만으로 더욱 특별해지고 멋스러워 질 것이다.

얼마 전 강원도 원주의 마지막 남은 60년 된 단관 극장 원주아카데미 극장이 수많은 영화인과 시민의 반대 속에서도 철거됐다. 그 자리에 주차장이 생긴다고 한다. 최대한 완곡히 표현해 ‘바보’라고 말하고 싶다. 버텨내고 존재해 준 광주극장과 버텨내는 데 힘을 보태준 많은 사람들, 근사한 영화를 남겨준 많은 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새로운 버킷리스트가 하나 생겼다. 100주년 되는 날 광주극장에서 ‘버텨내고 존재하기’를 꼭 다시 관람할 수 있길 기원한다.

지난 1일 개봉한 권철 감독의 영화 ‘버텨내고 존재하기’ 포스터.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6. 6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7. 7부산도시철 1회용 승차권 구매도 카드로
  8. 8“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9. 9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10. 10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7. 7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5. 5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6. 6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7. 7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8. 8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우리은행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남인목-웃는 나무
강동윤-Pixelated Oasi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1일 (음 9월 11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