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6시 금정문화회관서
- 페트병 등 활용 생태이슈 다뤄
부산문화재단(부산 남구 감만동) 5층 연습실. 짧은 마디로 반복되는 기계음이 울려퍼진다. 젊은 춤꾼 7명의 격렬한 몸짓이 전개된다.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고 움직이다 이내 엎드려 무언가를 갈망하는 듯 기어간다. 칼 같이 정확한 7명의 동작은 느슨한 듯 하면서도 팽팽하고, 부드러운 듯 하면서 절도가 있다. 최근 찾은 하야로비무용단의 정기공연 ‘객(客)-인간은 주인이 아닌 손님으로 왔을 뿐’ 연습 현장은 강한 에너지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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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부산 남구 부산문화재단 연습실에서 하야로비무용단원들이 ‘객(客)-인간은 주인이 아닌 손님으로 왔을 뿐’ 공연을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정인덕 기자 |
이 작품은 생태·환경 이야기를 담았다. 무대는 ▷탐(貪) ▷허(許) ▷파(破) ▷종(終) 4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황종모 객원기획은 “최근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등 환경 이슈가 많다.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인간은 지구에 잠깐 손님처럼 살다 가는 존재이지만 주인처럼 지구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작품 제목이 ‘객’,손님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오는 8일 오후 8시 부산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대극장)에서 공연된다.
1장은 ‘객’이 지구로 들어오듯 천천히 무용수가 무대로 등장한다. 고립된 개인 삶도 상징한다. 2장에서는 개개인이 화합하는 등 인간 본연의 선한 모습을 그린다. 3장에서는 반목하는 인간을 그린다. 환경을 망치고 파괴한다. 4장에서는 높아진 해수면 때문에 인간 터전이 줄고, 인간이 줄어드는 내용이 담긴다.
정기정 안무가는 “결국 페트병밖에 남지 않게 된다. 페트병 뒤로는 보이지 않던 문 하나가 등장한다. 지구에 남는 건 썩는데 몇 십 년 혹은 몇백 년 걸릴지 모를 플라스틱일 수 있다는 의미다”고 했다.
작품은 무용 본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정 안무가는 “최근 무대를 보면 영상 등 무용 외적인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공연에는 조명과 의상 등 필수요소와 하나의 오브제(플라스틱으로 된 2ℓ 페트병)를 제외하곤 어떤 장치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는 부산에서 처음 만들어진 순수예술단체 하야로비 무용단이 약 3년 만에 펼치는 정기공연이다. 정 안무가는 “그동안 소극장 공연이나 페스티벌에는 참여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정기공연을 펼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며 “3년 여 만에 이뤄지는 정기공연이다. 스케일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노그라피는 백철호, 의상제작 배유빈, 음악제작 최경철, 무대감독 김여진이 협업했다. 정 안무가는 “이전엔 안무가가 모든 일을 전담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기획과 시노그라피, 작가 등 세부적으로 전문 인력을 구성해 기획했다. 이전부터 꿈꾸던 일이다. 함께 의논하고 조언을 나눈 만큼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안무가는 “춤 공연은 어렵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사회적인 인식과 문제점을 가지고 공연으로 만들었다. 인간의 삶을 곱씹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석 1만 원. 문의 010-6583-4030
하야로비무용단은 1985년 1월 창단된 부산 첫 동인 춤 단체다. 그 이후 부산 춤 예술계에는 동인단체들이 잇따라 생기면서 1980~1990년대 부산 춤의 전성기를 꽃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