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NN ‘한반도의 보석 국립공원’
- 추가 촬영해 영화 ‘무경계’로
- 생명의 근원 물의 시선으로 그려
다큐멘터리, 그중에서도 자연 다큐멘터리를 연출한다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필요한 작업이다. 1996년 남해의 적조 현상을 다룬 다큐멘터리 ‘적조, 그 죽음의 물결’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 후 낙동강 녹조를 다룬 KNN 환경 다큐멘터리 ‘물은 생명입니다’를 비롯해 지난겨울 방송된 KNN 다큐멘터리 3부작 ‘한반도의 보석 국립공원’까지 30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작업해 온 진재운 감독(KNN 기획특집팀 국장)은 20여 년간 그 마음으로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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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재운 감독이 이번 영화 ‘무경계’의 연출 의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
자연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비행’, ‘물의 기억’ 등의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도 잘 알려진 김 감독은 ‘한반도의 보석 국립공원’을 바탕으로, 추가 촬영을 진행해 영화로 재작업한 ‘무경계’(개봉 11월 30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무경계’는 한반도 국립공원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풍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물(水)의 시선으로 그렸다.
최근 서울 광진구 한 극장에서 만난 진 감독은 “지금까지 30편 정도 다큐멘터리를 해왔는데 이제부터는 세상 사람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뭔가를 남기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상 사람이 지금 부의 불평등, 정치 등 다양한 면에서 화가 나 있다. 정신병적 수준으로 갈 정도인데, 우리가 마음의 평화를 가지려면 생명의 근원인 물의 순환이 똑바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무경계’ 연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물의 순환을 무시하면 경계를 짓게 되고, 자연을 다스리려고 배척하다가 사람끼리도 배척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만족스럽지 못하면 자신을 비하하고 열등감에 빠진다”며 “이 모든 것이 경계를 짓는 부정적인 부분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원래 경계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뜻에서 ‘무경계’라는 제목을 지었다”고 짚었다.
영화에는 산과 바다 등 자연에 동화돼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이 등장한다. 진 감독은 산악인 남난희 씨와 해녀 김복순 씨를 비롯해 영화에 출연해 준 분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남난희 산악인의 삶은 너무 감동적이고 힘을 주었다. 우리에게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시기인데 일상을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더라. 평생 바다에서 산 김복순 해녀분도 사실은 우리가 그냥 흔히 아는 시골 할머니다. 그런데 항상 배려심이 있었고, 언제나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더라”며 두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과 일상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그가 자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경남 의령 시골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전기가 들어온 전형적인 농촌이었다”며 “그래서 자연의 세계를 잘 안다기보다 그냥 각인된 뭔가가 있는 모양이다. 생명·생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런 자연에 대한 태생적 감수성에 대학 졸업 후 KNN 방송기자로서 갖게 된 세상을 보는 눈, 그리고 자연 다큐멘터리를 하다가 모자람을 느껴 대학원을 다닐 정도의 열정이 더해졌다.
올해 두 번째 개최된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집행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끝으로 “저의 다큐멘터리 작업은 이 지구는 (기후, 생태계, 자원 위기 속에서) 지속 가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는 다큐멘터리 연출에 대한 소명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