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81> 복천동 10·11호분 출토 목가리개

적장의 ‘수급’은 최고 전리품…목 보호 가리개는 전장 필수품

  • 이현주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실장
  •  |   입력 : 2023-12-11 19:28:09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대의 전투에서 취할 수 있는 전리품은 다양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적이 지녔던 최첨단 무기와 갑옷 그리고 말, 보급품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리품의 대부분은 전투가 끝난 후 전사자나 부상병 처리 과정에서 갑옷과 투구를 벗기고, 흩어진 무기들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획득하게 된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복천동고분군 출토 10,11호분 목가리개(왼쪽)와 중국 지린시 집안 통구 12호 고구려 고분벽화. 국립김해박물관·부산박물관 제공
그렇다면 전투 중에 자신의 용맹을 즉각적으로 증명하고, 전공을 세울 방법은 없었을까? 적의 깃발을 포획하거나 적장을 포로로 잡는 행위 등도 있겠지만 가장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방법이 있다. 바로 적장의 목을 베어 사람들에게 흔들어 보이는 행위일 것이다. 이러한 잔인한 행위에 대한 고대 기록도 많다.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동천왕조에는 관구검이 침입하니 왕이 친히 보병과 기병 2만 명을 거느리고 항전하여 적의 머리 3000급을 베었다는 기록이 있고, 중천왕조(中川王條)에도 위나라 장수 위지해가 쳐들어오니 맞서 싸워 8000급을 베었다고 한다. 적의 목을 베는 자에게는 1계급을 올려주었기 때문에 이를 수급(首級)이라고 표현한다.

고구려 고분벽화인 집안 통구 12호에는 더욱 생생한 참수장면이 있다. 아마도 이 장면 이전에 두 전사 간에 치열한 전투가 있었고, 적이 낙마했을 것이다. 그런데 말 위에서 긴 창이나 칼을 휘둘러 적을 죽이지 않고, 같이 말에서 내려 대응하고 있다. 적의 목을 베어야 하기 때문이다. 적도 반격하기 위해 칼을 손에 쥐려 하지만 곧바로 발로 밟아 제어하면서 가지고 있던 자신의 칼을 쳐들고 적의 목을 벤다. 그런데 전신을 갑옷으로 무장한 적의 목을 베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투구에는 목까지 길게 늘어뜨린 가리개가 있을 뿐더러 이에 더해 목을 보호하는 철제 목가리개까지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제 목가리개는 삼국시대 신라 가야의 수장층이나 지배계층의 무덤에 부장되는 품목 중 하나다. 바꾸어 말하면 그들의 목은 전장의 상황에서는 적이 노리는 전리품이기 때문에 목가리개로 자신의 목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절실했을 것이다. 그래서 목가리개를 보유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기도 한다.

부산의 대표적인 가야 고분군인 복천동고분군에서도 10여점의 철제 목가리개가 출토됐으며, 복천박물관에서 10,11호 출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 유물을 보면 나도 모르게 두꺼운 코트깃을 세우며 목을 감싸게 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6. 6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7. 7‘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6. 6김장철 앞두고 배추 등 원산지 속이면 7년 이하 징역
  7. 7[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8. 8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9. 9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속보] 철원 육군 전방부대서 20대 하사 숨진 채 발견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