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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여고생 티 좀 벗었나요”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여전사로 중무장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1-02 18:51:16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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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편선 괴물 피해 도망 다녔다면
- 이번엔 단도 주무기로 맞서 싸워
- 촬영 전 3~4개월간 액션신 준비
- 목에서 피 맛 나도록 계속 뛰었죠

- 인간이 괴물보다 더 악할 때 있어
- 선과 악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해
- 올 여름 공개 시즌3 많은 기대를

2023년을 빛낸 많은 배우 가운데 고민시는 존재감을 새롭게 드러내며 2024년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미 그녀는 드라마 ‘시크릿 부티크’, ‘좋아하면 울리는’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1, ‘오월의 청춘’, 영화 ‘봉오동 전투’, ‘헤어질 결심’ 등에서 하나로 규정되지 않는 다양한 연기를 선사했다.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밀수’에서 밀수판 정보를 수집하는 바닷가 마을 군천의 다방 막내 고옥분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며 춘사국제영화제와 청룡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서 여전사로 성장하는 이은유 역을 맡은 고민시. 그녀는 지난해 영화 ‘밀수’와 ‘스위트홈’ 시즌2에서 멋진 변신을 보이며 올해 기장 기대되는 배우로 떠올랐다. 넷플릭스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고민시는 각종 수상에 대해 “정말 감개무량하고 또 다른 무게감으로 느껴졌다. 류승완 감독님을 비롯해 김혜수 염정아 등의 선배님들한테 감사하고, 무엇보다 관객분들께서 봐주시고 옥분이를 예뻐해 주신 덕분”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 1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에서도 다시 한번 변신했다. ‘스위트홈’ 시즌1은 아파트 그린홈을 배경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이 괴물화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주민들의 사투를 그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시즌2는 그린홈을 떠나 다른 생존자들이 있는 안전캠프에 터전을 마련한 아파트 주민들과 괴물화를 버티고 있는 현수가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그렸다.

여기에 또 다른 존재와 다양한 괴물이 등장한다. 고민시는 시즌1의 철없고 까칠한 여고생에서 오빠를 찾겠다는 일념을 지닌 여전사로 성장하는 이은유 역을 맡아 2023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시즌1 때와 다른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느꼈던 더 넓어진 세계관을 볼 수 있었다”는 고민시에게 ‘스위트홈’ 시즌2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를 들었다.

■여전사로 성장하다

‘스위트홈’ 시즌2는 그린홈 주민이 생존캠프에 정착하는 과정과 그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시즌1에서 생사를 모르는 채 헤어진 오빠를 찾아 나선 은유 역시 1년의 시간이 지나며 여고생에서 여전사로 성장한다. 고민시는 “오빠가 사라졌지만 은유는 두 눈으로 보지 못했기 때문에 늘 곁에 있었던 오빠를 찾아 나선다. 1년간 은유는 험난한 여정이 있었을 것이고, 그만큼 성장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시즌2에서 보여준 이은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고민시는 ‘여전사 이은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먼저 외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짧아진 머리와 무용을 위한 토슈즈 대신 전투를 위한 군화를 신고, 불만과 불안을 보여준 담배 대신 생존을 위한 칼을 쥐고 괴물이 가득한 거리로 나선다. ‘밀수’나 ‘스위트홈’에서 볼 수 있듯 마치 원래 그 장소에 있었던 인물처럼 등장하는 그녀는 “분장팀이 많은 도움을 준다. 실제로 분장이나 의상에서 많은 시너지를 얻는 편이다. 거기서 연기 아이디어도 얻고, (분장한) 제 얼굴을 보며 연기의 그림도 그려 나가는 편이다”고 분장·의상이 연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밝혔다.

자신의 말마따나 고민시는 외적 변신에 이어 이은유의 성격을 보여주는 디테일을 덧붙였다. “대사 톤도 확실히 바꾸려고 했다. 그래서 시즌1보다 훨씬 더 냉철하고 까칠해 보이면서도 내적으로는 훨씬 더 성장한 인물로 보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기적이었던 은유는 자신의 것을 나눠줄 줄 아는 인물이 된다. 오빠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잃다 보니까 배웠던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한 은유를 제가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해 이은유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했다.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그린홈의 생존자들, 현수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이야기를 그린 ‘스위트홈’ 시즌2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멋진 액션을 위한 노력

‘여전사’라면 역시 액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시즌1에서는 도망치기 바빠 액션이라고 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고민시는 시즌2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전사로 재탄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는 “어떤 액션 촬영을 할지 몰랐기 때문에 크랭크인 3, 4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 가서 활, 장칼, 방망이 등 여러 가지 무기들을 써봤다. 그중에서도 은유가 위험에 처했을 때 마치 자신의 손처럼 쉽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무기가 단도라고 생각했다”며 단도를 주 무기로 삼게 된 이유를 밝혔다.

단도를 끈으로 손에 감고 펼치는 액션은 빠르면서도, 가냘픈 몸과는 달리 힘이 느껴진다. 또 이은유는 오빠를 찾기 위해, 괴물과 싸우기 위해 계속 폐허가 된 도시와 건물 내부를 달린다. “촬영 전에는 경기도 파주 일대를 액션스쿨 무술팀 분들과 함께 달렸다. 정말 목에서 피맛이 날 정도로 뛰었다. 와이어를 타고 중심을 잡는 훈련도 했다”며 노력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런 노력 덕분에 고민시는 시멘트 공장에서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하이라이트 액션 장면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으로 꼽은 그녀는 “괴물 CG를 위해 초록색 쫄쫄이를 입은 무술팀의 서너 분이 함께 촬영했다. 다행히 액션스쿨에서 연습한 것이 있어 액션 합이 아주 잘 맞았다”며 쫄쫄이를 입고 고생한 무술팀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장면에서 액션도 힘들었지만 모두를 괴롭힌 것은 시멘트 가루처럼 보이기 위해 사용한 인절미 가루, 콩가루 등이었다. “실제 시멘트 가루를 쓰면 위험하니까 두 가루를 정말 많이 썼다. 밀폐된 공간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컷’ 소리 날 때마다 출연진이 세트 밖으로 숨 쉬러 나갔다. 스태프는 마스크를 썼다”고 콩가루 속에서 촬영한 고생담을 설명했다.

■기대되는 ‘스위트홈’ 시즌3

‘스위트홈’ 시즌2는 공개 직후 기대했던 액션보다는 서사가 강해 다소 지루하다는 평을 받았다. 시즌1의 주연급 생존자가 죽음을 맞는 대신 생존캠프에 살던 사람들과 군인들 캐릭터가 새롭게 가세하면서 다소 산만하게 이야기가 전개됐다. 또한 기대를 모은 송강이 연기한 차현수의 분량이 적었고,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액션이 적기도 했다.

아무래도 전체 시리즈의 하이라이트가 될 시즌3을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민시는 “시즌3도 함께 찍었는데, 그에 앞선 기존 인물들과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즌2를 관통하는 메시지도 언급했다.

그녀는 “시즌 2의 처음에 등장하는 숨바꼭질 괴물을 보며 ‘괴물이라고 악하기만 한 걸까?’하고 생각했다. 단순히 악한 괴물만 있는 게 아니고, 때로 인간도 괴물보다 더 악할 때가 있기에 어떤 것이 선과 악일까에 대해 약간 심오하게 보게 되더라”며 시청 포인트 중 하나를 짚었다.

이어 ‘스위트홈’의 완결이 될 시즌3에 대한 언급도 했다. 고민시는 “기승전결이 확실히 있는 시리즈인데, 사실 정말 진짜 이야기는 시즌3다. 시즌2는 전체 이야기의 일부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며 “시즌3에서는 인간, 신인류, 괴물이 등장해 각기 다른 포지션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인간이 가장 마지막에 살아남았을 때 정말 행복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해 올여름에 공개될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17년 데뷔한 고민시는 조연 시절을 거쳐 서서히 주연 자리를 꿰찬 단단한 배우다. 그녀는 “이렇게 빨리 뭔가를 이룰 줄 몰랐고, 계속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그런 연기를 하는 순간이 가장 좋다”며 “요즘 한동안 작품을 쉬고 있는 중이라서 빨리 현장을 가고 싶다. 앞으로 40, 50대가 되어서도 이런 열정이 쭉 이어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팔색조’ 연기로 2023년을 물들였던 고민시가 2024년 어떤 얼굴로 우리를 찾아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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