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변해가는 세상이다. 그 안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크고 화려한 것이 아니다. 작은 것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 이 소란한 세상에서 책과 이야기와 글쓰기를 통해 쉬이 변하지 않는 미약하고 소리 없는 것의 의미를 진지하게 찾고 고민하는 신아영 작가가 산문집을 냈다.

신아영은 부산에서 친구들과 독립문학잡지 ‘비릿’을 함께 만들었다. 마을 활동가들과의 이야기를 기록한 ‘대천마을을 공부하다’는 자신이 나고 자란 마을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대천마을을 공부하다’에서 공동체·연대·어울림에 주목한 신아영 작가는 ‘나의 작고 부드러운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지금의 ‘나’를 만들어낸 자기 안의 작은 세계를 탐험한다.

어리고 서툴러 타인에게 쉽게 상처를 주고 동시에 타인에게 자주 상처받던 어린 시절의 작가를 보듬어 준 것은 바로 책이라는 활자들의 마을이었다. 살아있는 한 언제나 배움에 열린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꿈꾸는 어린 신아영에게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과 갈매기 조나단이 찾아왔다. 그 후로도 세상과 사람과 이야기는 작가를 안아주었다. 지금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