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소 사진 찍는 관광시대 종말
- 직접 일상 경험하는 여행이 대세
- 부산, 해양수도 가치 내세우지만
- 겉핥기식 체험 상품 나열에 그쳐
- 오사카·교토 등 지자체 힘 합쳐
- 경쟁력 높인 日 간사이광역연합
- 부산도 인근 울산·김해 등 엮어
- 행정틀 깨고 수요자 중심 관광을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선정되고, 기대했던 부산은 생각보다 큰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부산이 서울과 함께 우리나라를 견인할 새로운 축으로 성장해 지역균형발전의 밑거름이될 것이라 기대한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최근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에 대한 대책으로 관광 활성화를 통한 방문자경제 실현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관광 활성화는 정주 인구의 감소로 줄어든 지역 내 소비를 증진 시킬 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에 대한 대체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가장 핵심이 되는 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으로 지역에 관광 거점을 육성해 외래관광객의 편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소멸과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이다. 강릉 목포 부산 안동 전주 등 5곳의 관광거점도시 중 유일한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부산은 남부권 관광거점으로 새로운 축을 형성해 대한민국 관광산업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약 1391억 원의 국·시비가 투입되어 핵심사업, 전략사업, 연계협력사업의 3개 분야 58개 다양한 관광 개발 사업들을 통해 부산의 관광 경쟁력을 진일보시키고 아시아의 중심 글로벌 관광도시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직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지만 가시적 성과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부산은 비엔나와 함께 트립닷컴 선정 ‘2023 인기 급부상 여행지’ TOP 2 도시에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내셔널 지오그래픽 선정 ‘세계 최고의 문화여행지 7선, 에어비앤비 선정 ‘혼자 여행하기 좋은 도시 TOP10’에 선정됐으며, 국내 여름휴가 여행만족도 1위, 최고의 야간 관광도시로 뽑히는 등 관광도시로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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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대표 관광지의 한 곳인 해운대해수욕장.
윤태환 교수 제공·국제신문 DB |
■‘그 지역 문화’라는 뿌리하지만 갈 길도 멀다. 최근 글로벌 관광시장은 여행 캐리어를 직접 끌고 곳곳을 다니며 직접 체험을 선호하는 개별자유여행객(FIT)을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신형 플랩게이트로 교체된 서울 지하철에 비해 낙후된 삼발이 게이트가 대부분이고 버스노선안내도가 한글로만 이뤄진 부산의 수용 태세는 여행의 자유가 있는 국제관광도시로 가는 길의 큰 걸림돌이다. 외래방문객에게 부산이 여행하기에 편리한 도시인가 고민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 이미지는 어떤가? 도시가 가진 핵심 이미지는 관광객의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으며 관광지 선택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현대 관광의 핵심 키워드로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문화는 도시가 어떤 곳인지를 말하는 핵심 이미지 구축에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문화가 빠진 발전은 영혼이 없는 성장(development without culture is growth without a soul)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관광 개발은 그 지역의 문화에 그 근거를 둘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목적지는 대부분 역사 음식 자연 축제와 같은 문화와 관련된 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즉 관광 개발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뿌리를 둘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획일적인 여행상품과 짜인 경험을 거부하는 개별자유여행객(FIT)이 추구하는 관광활동의 핵심은 일상의 체험이라 할 수 있다. 이름난 관광지에서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방문한 지역의 진짜 모습을 찾아 다닌다. 관광객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지역 주민이 가는 곳 그들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해양문화, 일상 속에 살아 있나 |
| 사진은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를 찾은 관광객이 유람선을 타는 모습. 윤태환 교수 제공·국제신문 DB |
현대 문화관광은 비일상으로서 일상의 체험이다. 부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1의 해양도시다. 부산과 연상되는 키워드가 바다-해운대-광안리-갈매기 순일 정도로 해양 관련 이미지가 압도적이다. 해양도시라는 정체성으로 말미암아 부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해양 관광상품에 대한 기대와 체험 욕구가 매우 높지만, 해수욕장을 제외하면 해상공간 활동이나 관광상품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경쟁력도 미흡하다.
선진 해양도시의 경우 도시 전면의 해상공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해상 관광상품이나 기능의 도입을 통한 차별화로 도시 이미지를 강화하고 해상공간을 관광산업 활성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들의 공통점을 보면 수상의 활동이 도시를 방문한 외지인이 짧은 기간 즐기는 관광상품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의 일상문화 속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특징이 있다.
홍콩의 경우,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스타 페리(Star ferry)를 포함한 다양한 경로의 해상교통수단을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octopus card)의 사용이 가능한 대중교통체계에 포함시켜 지원하는데, 육상교통 대체 및 연계 역할을 수행하며 주민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동시에 해양도시 홍콩을 상징하는 대표적 관광상품으로도 활용된다. 반면 영도 깡깡이마을, 자갈치와 송도, 미포와 중앙동을 바닷길로 잇던 부산의 도선(渡船)들은 효율성과 경제성 논리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부산은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항구 도시이지만 해양문화는 부족하다. 진정한 해양수도, 해양관광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에게 해양문화가 만연하고 우리 생활 깊숙이 해양문화가 들어와야 한다. 문화는 비일상적 놀이가 아닌 일상 삶의 영역으로 들어올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지역민과 관광객이 모두 즐기는 일상으로 해상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부산의 해양문화가 형성되고 외지인들은 부산의 해양문화에 열광하고 몰려들 것이다.
■좀 더 넓게 생각하고, 이어라!부산관광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일본 제2도시로 부산과 많은 유사점이 있는 오사카 관광산업의 최근 성장은 눈부시다. 오사카는 2013년까지 부산보다 적은 수의 외래관광객이 방문하던 도시로 외래관광객이 수도인 도쿄의 1/3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4년 이후 도쿄의 관광객 증가율을 크게 뛰어넘었고,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이미 도쿄의 84%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서울에 이어 전국 광역지자체 중 외래관광객 방문 비율이 2위인 부산이 17%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 현실과 대조를 이룬다
오사카 관광산업 성공의 중심에는 간사이 광역연합이 있다. 이 조직은 일본 최초 광역연합으로 오사카부, 교토부 등 관서지방 2부 5현의 지자체로 구성돼 수도권집중에 대응하고 지방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광을 포함한 7개 분야 광역 업무에 대한 본부 기능을 한다. 특히 관광 분야 성과는 눈부신데 이는 광역관광권 구축을 통해 관광 경쟁력을 높인 데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서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부산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광역 차원 관광루트와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관광의 틀을 소비자의 관점에 맞게 광역 관점에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기존 행정단위를 주축으로 한 공급자 위주 관광 개발은 고객이 직접 여행 계획을 짜고 동선과 교통수단을 택하는 FIT 시대에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광역차원 관광루트와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관광의 틀을 수요자 관점에 맞게 광역적 차원에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래관광객의 수도권 편중이 심화되는 국내 관광산업 현황을 고려할 때 동남권을 하나의 광역관광권으로 묶어 지역관광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지자체간 중복투자 및 유사 개발문제를 해결하고 상호보완적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양관광자원에 더해 부산에 부족한 울산의 산업관광자원, 김해의 역사자원을 광 권역으로 엮는다면 전체 지역 관광경쟁력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광역관광본부의 설치와 단일 광역관광브랜드의 출범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국제관광도시인 부산이 광역관광권 구축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동남권 광역관광권, 나아가 남해안 관광벨트 구축의 핵심 역할을 통해 우리나라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성장할 때 부산은 명실상부한 국제관광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울경, 나아가 남부권은 경쟁 대상이 아니라 상생 협력의 동반자라는 인식이 절실한 때이다.
※ 공동기획 : 국제신문, 상지건축
*‘오! 부산’ 강연 일정 blog.naver.com/osangji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