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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진 정보원 심어두고 관리…꿈속 류성룡은 나라 걱정만

의역(意譯)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 <41> 병신년(1596년) 1월7~26일

  •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  |   입력 : 2024-01-21 19:23:33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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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원 신변 위해 이름 명시 않아
- 장수 모질어 투항했다는 왜인들
- 알고 보니 가덕도 심안돈의 부하
- 낙안과 홍양의 전선·부속물 점검
- 추운 날 군사에게 옷 2벌씩 지급

1월7일[2월4일] 맑음.

이른 아침에 이영남과 좋아 지내는 여인이 와서 말하기를 권숙이 덤벼들기 때문에 피해왔는데 내친김에 다른 곳으로 가겠노라고 했다. 늦게 경상수사 권준, 우후, 사도첨사, 방답첨사가 오고 권숙도 왔다. 낮 2 시쯤에 견내량의 복병장인 삼천포권관이 달려와서 “투항한 왜인 5명이 부산으로부터 왔다”고 하므로 안골포만호 우수와 공태원을 뽑아 보냈다. 날씨가 몹시 차고 서풍이 매서웠다.
류성룡을 기리고자 조선 시대에 세운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 병신년 1월 12일 일기에서 이순신 장군은 꿈 속에 영의정 류성룡을 만나 나라 걱정을 하다 억울한 이야기까지 쏟아낸다. 두 사람의 깊은 관계를 알 수 있다. 국제신문 DB
1월8일[2월5일] 맑음.

입춘인데도 날씨가 몹시 추워 한겨울 같았다. 아침에 우우후와 방답첨사를 불러 약식을 같이 먹었다. 투항한 왜인 5명이 들어왔다. 그래서 항복하러 온 까닭을 물으니, 저희네 장수가 성질이 모질고 일을 너무 많이 시키므로 도망하여 와서 항복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들이 가져온 크고 작은 칼들을 거두어 다락 위에 두었다. 그러나 그들은 실은 부산에 있던 왜적이 아니고, 가덕도의 심안돈(沈安頓 : 島津義弘)의 부하였다.

1월9일[2월6일]

날이 음산하고 추워서 살을 에는 것 같다. 오수가 잡아온 청어 360두름을 하천수가 실어갔다. 각처에 공문을 써 보냈다. 저물 무렵에 경상수사가 와서 방어대책을 논의했다. 서풍이 종일 불어서 배가 바다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1월10일[2월7일]

맑았으나 서풍이 계속해서 크게 불었다. 아침에 적이 다시 나올지 안나올지 점쳤더니 “수레에 바퀴가 없는 것 같다”는 괘가 나왔다. 다시 또 쳐보니 “임금을 보고 모두 기뻐하는 것 같다”는 괘가 나왔다. 모두가 기쁘고 좋은 괘였다. 식사를 한 뒤에 대청으로 나가 공무를 봤다. 우우후와 어란포가 와서 만났다. 사도도 왔다. 세 위장들을 시켜 체찰사가 보낸 물건들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웅천현감, 곡포권관, 삼천포권관, 적량만호도 와서 봤다.

1월11일[2월8일] 맑음.

서풍이 밤새도록 크게 불어 한겨울보다 훨씬 추웠다. 몸이 몹시 불편했다. 늦게 거제현령(안위)이 와서 경상수사 권준의 옳지 못한 일을 자세히 말했다. 광양현감(김성)도 들어왔다.

1월12일[2월9일]

맑았으나 서풍이 계속 크게 불어 추위가 혹독했다. 날이 거의 샐 무렵 꿈을 꾸었는데, 어느 한 곳에서 영의정(류성룡·그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동안 둘이 다 의관을 벗어 놓고 앉았다 누웠다 하면서 서로 나라 걱정을 털어놓다가 끝내는 억울한 사정까지 쏟아내고 말았다. 얼마 후 바람이 불고 비가 퍼붓는데도 헤어지지 않고 그대로 조용히 이야기를 계속했다. 만일 서쪽의 적(누르하치의 여진족을 말한다.)이 급히 들어오고 남쪽의 적(왜적)까지 들이치게 된다면 임금은 어디로 가시랴 하고 걱정만 되뇌니 서로가 할말을 알지 못했다. 꿈을 깨고나서, 예전에 영의정이 천식을 심하게 앓는다고 들었는데 잘 나았는지 궁금해 척자점을 쳐보았더니 “바람이 물결을 일으키는 것 같다”는 괘가 나왔다. 또 오늘은 어떤 길흉의 소식을 들을 지 점쳤더니 “가난한 사람이 보물을 얻는 것과 같다”는 괘가 나왔다. 이 괘는 매우 좋다. 어제 저녁에 종 금을 본영으로 보냈는데 바람이 몹시 거세어 잘 갔는지 걱정이 된다. 늦게 나가 공무를 보며 각 처의 공문을 처결해 보냈다. 낙안군수가 들어왔다. 웅천현감이 달려와서 보고하는데, 왜적선 14척이 와서 거제 금이포(金伊浦,거제 사등면 금포리)에 정박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경상수사에게 삼도의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가 보게 했다.

1월13일[2월10일] 맑음.

아침에 경상수사가 와서 견내량으로 나간다고 보고하고 배를 타고 떠났다. 늦게 대청에 나가 서류를 처결해서 보냈다. 체찰사에게 올리는 공문도 보냈다. 성균관의 종이 ‘유생들이 성균관의 학문을 다시 일으킨다(성균관 건물의 중수를 말한듯 함)는 통문’을 전해주고 떠났다. 이 날 바람은 자고 날씨는 따뜻했다. 저녁 달빛은 대낮과 같고 잔바람도 일지 않았다. 홀로 앉아 있으니 마음이 산란하여 잠을 이루지 못했다. 신홍수를 불러 퉁소 부는 소리를 듣다가 밤 10시쯤 잠이 들었다.

1월14일[2월11일]

맑았으나 바람이 크게 불었다. 저녁 나절에야 바람이 잤고 날씨는 조금 따뜻해지는듯 하였다. 흥양현감이 들어왔다. 정사립과 김대복도 들어왔다. 조기와 김숙도 같이 와 밤 늦게까지 이야기했다. 그 편에 연안에 있는 옥(玉)의 외조모가 작고한 기별을 들었다.

1월15일[2월12일] 맑음.

새벽에 망궐례를 올렸다. 아침에 낙안군수와 흥양현감을 불러 식사를 같이 했다. 늦게 대청으로 나가 공문을 써 보내고 투항해온 왜인들에게 술과 음식을 먹였다. 낙안과 홍양의 전선과 병기, 부속물 및 사부와 격군들을 점검하니 낙안의 것이 가장 엉성했다고 한다. 이날 저녁 달빛이 한결 더 밝으니 올해는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한다.

1월16일[2월13일] 맑음.

서리가 눈처럼 내렸다. 늦게 나가 공무를 봤다. 더 늦게 경상수사, 우우후 등이 보러 왔다. 웅천현감도 왔다가 취해서 돌아갔다.

1월17일[2월14일] 맑음.

방답첨사(장린)가 휴가를 받고서, 변존서, 조카 분, 김숙 등과 같은 배로 나갔다. 정오에 나가 공무를 봤다. 마음이 편치 않아 우후(이몽구)를 불러 활을 쏘았다. 그때 성윤문과 변익성이 와서 보고 함께 활을 쏘고서 돌아갔다. 어두울 무렵 강대수 등이 편지를 가지고 들어왔는데, 종 금(金)은 16일에 본영에 도착했고, 종 경(京)은 돌아온다고 하며, 아들 회는 오늘 은진(그의 처가가 있는 곳이다)으로 떠난다고 했다.

1월18일[2월15일] 맑음.

아침부터 종일 군복을 마름질했다. 곤양군수(이수일), 사천현감(기직남)이 왔다가 취해서 돌아갔다. 동래현령(정광좌)이 급히 보고하기를, “왜인들은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뭔가 속이는 것 같고, 유격 심유경은 행장(小西行長)과 함께 1월16일에 먼저 일본으로 갔다”고 했다.

※ 심유경과 소서행장은 거짓 방법으로라도 강화를 계속하고자 하여, 명나라 황제가 일본 풍신수길에게 전하는 꾸며진 조칙을 갖고 먼저 일본으로 갔는데, 이날 일기에는 그 때의 일이 적힌 것 같다.

1월19일[2월16일]

맑고 따뜻했다. 늦게 나가 공무를 봤다. 사도첨사가 여도만호와 함께 왔고, 우후와 곤양군수도 왔다. 경상수사도 왔고 우우후까지 불렀다. 곤양군수가 술을 차려내어 조용히 이야기했다. 부산에 심어 둔 네 사람이 와서 “심유경과 소서행장, 현소, 정성(寺澤正成), 소서비(小西飛 : 內藤如安)가 함께 1월 16일 새벽에 바다를 건너갔다”고 소식을 전하기에 양식 3말을 주어 보냈다. 서 순찰사(서성)가 며칠후 진영(한산도)에 온다고 하기에 여러가지 물건을 가지러 이날 저녁 박자방이 여수본영으로 갔다. 오늘 메주를 쑤기 시작했다.

※ 이순신은 적진 깊이(부산에) 정보원을 심어 두고 있었다. 이들의 신변을 위해 비록 일기지만 그 이름들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정보 제공에 대한 답례를 했다.

1월20일[2월17일]

종일 비가 내렸다. 몸이 몹시 노곤하여 반 시간 가까이 낮잠을 잤다. 오후 2시경 메주를 만들어 온돌에 넣었다. 낙안군수가 와서, 둔전에서 추수한 벼를 실어왔다고 했다.

1월21일[2월18일] 맑음.

아침에 나가 공무를 봤다. 체찰사 앞으로 보낼 순천관련 서류를 작성했다. 식후에 미조항첨사와 흥양현감이 보러 왔기에 술을 대접해 보냈다. 미조항첨사는 휴가를 신청했다. 늦게 대청으로 나가니 사도첨사, 여도만호, 사천현감, 광양현감, 곡포권관이 와서 보고 돌아갔다. 곤양군수도 왔다. 활 10순을 쏘았다.

1월22일[2월19일]

몹시 춥고 바람도 차가워 종일 나가지 않았다. 저녁 나절에 경상우후 이의득이 와서 그의 수사(권준)의 경솔하고 주책 없는 소행을 전했다. 이 날 밤은 바람이 차고도 매서워서 아들과 조카들이 들어오는데 고생될까 염려되었다.

1월23일[2월20일] 맑음.

바람이 찼다. 작은 형님의 제삿날이라 나가지 않았다. 심사가 몹시 어지러웠다. 아침에 옷 없는 군사 17명에게 옷을 주고는 여벌로 한벌씩 더 주었다. 종일 바람이 험했다. 저녁에 가덕에서 김인복이 보러 왔기에 적의 정세를 물어보았다. 밤 10시쯤에 아들 면, 조카 완, 최대성, 신여윤, 박자방이 본영에서 왔다. 어머니께서 평안하시다는 편지를 받아보니 기쁘기 그지없다. 종 경이 오고 종 금은 애수 및 금곡 사는 종 한성, 공돌 등을 데리고 같이 왔다. 자정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눈이 두 치(약 7㎝)나 내렸다. 근래에 없던 일이라고 한다. 이 날 밤 몸이 몹시 불편했다.

1월24일[2월21일]

날은 맑으나 북풍이 크게 불고 눈보라가 치며 모래까지 날려 사람이 걸어 다닐 수가 없고, 배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새벽에 견내량의 복병이 달려와 보고하기를 어제 왜놈 한 명이 복병한 곳에 와서 항복을 청한다고 하므로, 올려보내라고 지시했다. 늦게 좌우후와 우우후 및 사도첨사가 보러 왔다.

1월25일[2월22일] 맑음.

1월26일[2월23일]

맑았으나 바람이 고르지 못했다. 나가서 공무를 보고 활을 쏘았다.

※ ㈔부산여해재단·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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