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서비스업으로 먹고 산 부산
- 글로벌 과학기술 허브도시 준비
- 작년 기장 방사선의과학산단
- 정부 소부장 특화단지 큰 주목
- 향토기업 금양의 이차전지 공장
- 인근 연관기업 76곳과 시너지
- 친환경선박·수소산업도 육성
- 부산형 생태계 구축에 힘써야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도시브랜드 평가’와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시민행복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23년 숨이 막히도록 멋진 여행지와 체험 장소 25곳’에 부산을 선정해 부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했다. 민선 8기 박형준 시장은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시정의 새로운 가치로 삼고 글로벌 허브도시와 시민행복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부산이 직면한 과제도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생·고령화 현상에 의한 지역소멸, 양질의 일자리 부족, 교육·문화 향유 기회 격차로 인한 청년인재의 수도권 유출, 수도권 일극체제 사회구조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큰 과제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급성장한 도시브랜드를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큰 추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그 해답을 부산의 미래 첨단산업에서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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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이 지난해 9월 부산 기장군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에서 주간 정책회의를 연 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파워반도체(전력반도체)는 부산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힌다. 국제신문 DB |
■목표: 글로벌 과학기술 허브도시세계 곳곳에서는 현재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등 12대 분야를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했다. 각 지자체도 시대적 메가트랜드를 선점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을 시도한다. 이는 과학기술이 곧 지역의 경제력이자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부산은 현재 산업 및 경제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전통 제조 및 서비스 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부산형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까지 부산은 양자컴퓨팅,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중점 추진해 오면서 대규모 기업 투자를 유치했고 지역 주력산업의 고도화, 연구개발(R&D) 생태계 조성과 함께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 해양데이터 기반산업 등 미래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오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과학기술 허브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해 차별성과 우월성을 추구해야 한다.
전력반도체 이차전지 미래모빌리티와 같은 신산업을 획기적인 혁신력과 파급력을 갖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대표적인 미래 산업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력반도체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오르는 전력반도체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올해 70조 원에 이를 만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반적인 시스템반도체 비해 수익성이 10배 가까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점에서 주목받는 분야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 안에서 전류의 방향과 세기를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인간에게 비유하자면 근육과 같은 역할을 해주는 핵심부품이다. 스마트폰은 물론 모든 가전제품에 쓰이는 만큼 사용 범위가 넓고 수요 역시 나날이 높아진다. 또한 최근 열에 취약한 실리콘 소재의 약점을 극복한 실리콘카바이드(SiC)·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소재 반도체인 차세대 전력반도체가 개발되면서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급속충전 시스템 등 고출력 전용 전력반도체로 사용됨에 따라 미래 유망 산업으로 크게 주목받는다.
부산시는 2016년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부산지역산업진흥계획 및 2050장기발전계획에 전력반도체 산업을 핵심사업에 포함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7월 정부로부터 기장군 방사선의과학산단이 전력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전국에서 전력반도체만의 특화단지는 부산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는 큰 의미가 있으며, 전력반도체 생태계 구축 면에서 부산이 다른 지자체보다 큰 강점을 가졌다는 점을 정부가 인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부산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추진단을 출범하고 기업의 공동 연구개발과 테스트베드 마련, 사업화 등 을 돕고 단지 내 기업유치를 지원, 향후 대한민국 미래를 이끄는 초격차 전력반도체 허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한다.
■이차전지 |
향토기업 금양의
원통형 이차전지. 금양 제공 |
세계적인 탈탄소화 트렌드에 따라 급성장한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구축도 중요하다. 이차전지는 건전지와 같은 일회용 일차전지와 달리 충전을 통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핸드폰, 노트북에 들어 있는 배터리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에 설치된 납축전지까지 모두 이차전지의 일종이다. 이차전지가 산업계에서 급성장하게 된 계기는 전기차 등장과 시기를 같이한다.
현재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 규모는 2030년 3517억 달러로 예상되며, 2020년 461억 달러에 비해 8배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차전지 시장을 주도하는 나라는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다. 지난해 ‘글로벌 톱10 배터리 업체’는 모두 한·중·일 기업이었다. 이들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무려 95%에 달한다. 사실상 전 세계 모든 배터리를 동아시아 3국이 생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정부는 이차전지를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고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4곳(충북 청주오창, 전북 새만금, 경북 포항, 울산)을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부산은 그동안 기계부품소재 중심의 산업에 집중하다보니 이차전지 산업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한다. 그러나 최근 부산 향토기업인 금양이 동부산 이파크 일반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생산 공장을 건립하고 있으며 부산과 경남에는 76개의 배터리 연관 기업이 집적돼 있다. 이런 여건은 부산의 이차전지 산업 육성에 큰 장점으로 작용하며, 인근 울산 경남과 연결해 이차전지 산업을 특화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현재 부산시는 지역 특성에 기반한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 수립 및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차세대 해양모빌리티차세대 해양모빌리티는 해양공간의 탈탄소화 및 디지털화 실현과 안전하고 효율적인 화물운송·이동을 위해 필요한 이동수단 및 서비스·기술 관련 산업을 뜻한다. 코로나 이후 무역 정상화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선박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친환경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계획 수립 및 기술개발·시범선박 운영 등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정부도 ‘2030 한국형 친환경선박 추진전략’ 및 ‘조선산업 초격차 확보 전략’을 통해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컨테이너 물동량 1위, 세계 2위 환적항이자 세계 7위 컨테이너 항만인 부산항은 2030년까지 부산항 신항 내 친환경 해운 항만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완성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수소산업 관련 기업도 동남권에 약 24%가 집중돼 있고, 여기에 부산은 이미 암모니아 친환경에너지 규제자유특구,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통해 해양 분야 친환경에너지 활용 연구개발 및 실증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혁신기관도 여럿 있다. 즉, 부산은 친환경선박과 수소산업을 집중 육성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차세대 해양모빌리티 산업은 부산의 장기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집중 육성이 필요한 분야이고 이에 따라 부산은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딩 도시로 도약이 가능하다.
부산은 아름다운 항구도시, 매력적인 여행도시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지속적인 도시 발전을 향한 도전이 필요한 때이다. 미래 신산업 분야의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을 통해 지역 특성과 강점을 살린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여 발전시킬 때 비로소 글로벌 과학기술 허브도시 부산의 미래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내 혁신 주체들의 협력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과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 공동기획 : 국제신문, 상지건축
*‘오! 부산’ 강연 일정 blog.naver.com/osangji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