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관 뒤 북항 1단계 부지에 복원할 듯
- 역사적 상징성 컸지만 1979년 해체
- ‘부산항 개항 150년’ 2026년 완공 목표
45년 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부산세관 옛 청사 복원이 가시화하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근현대 건축물로 꼽혔던 부산세관 옛 청사가 복원되면, 중구 원도심과 첨단 북항을 잇는 근현대 유산 벨트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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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에 철거되기 이전의 부산세관 옛 청사. 오른쪽은 26일 열린 부산세관 옛 청사 복원 관련 토론회 모습. 하송이 기자·국제신문 DB |
관세청 소속 부산본부세관은 옛 청사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해 부산항만공사(BPA)와 부지 교환에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관세청 소유 국립부산검역소·부산출입국외국인청(2038㎡)과 현재 리모델링 중인 부산 중구 부산본부세관 건물 뒤편의 BPA 소유 북항 재개발 1단계 부지 일부를 맞바꾸기로 했다. 세관은 이렇게 확보한 북항 재개발 부지에 옛 청사를 복원하기로 하고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원래 옛 청사가 있던 곳은 현재 부산본부세관 바로 곁 세관삼거리 근처였다. 하지만 이곳은 현재 도로로 사용돼 ‘제자리 복원’은 어려운 상황이다. 세관은 지난해부터 대체 부지를 물색했다. 세관은 상반기 중 부지 교환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착공, 부산항 개항 150주년이 되는 2026년 완공할 계획이다. 새롭게 확보한 부지는 옛 세관 청사가 있던 자리에서 남쪽으로 150m가량 떨어진 곳으로, 이순신대로와 대교로가 만나는 지점이며 중앙동이다.
부산세관 옛 청사는 지상 2층 연면적 약 1000㎡ 규모로 대한제국 시기였던 1907년 착공해 일제강점기인 1911년 준공했다. 국내에서 가장 일찍 철근 콘크리트 기초공법을 적용하고 붉은 벽돌과 화강석을 활용해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었다. 한국전쟁 때 미군 군수사령부에 징발돼 4년가량 미군사무실, 탄약창고 등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 같은 역사성을 인정받아 부산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됐으나 1979년 세관 삼거리에서 부산대교로 이어지는 도로확장공사 부지에 포함되면서 해체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도면과 종탑 등은 남아 있다.
세관은 복원한 옛 청사를 세관박물관과 시민 편의 시설로 운영할 방침이다. 부산본부세관 김양수 옛 청사 복원 TF팀장은 “약 100억 원으로 예상되는 건축비를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승인을 받는 것이 관건”이라며 “옛 청사가 되살아나면 서구 임시수도 기념관, 동아대 석당박물관, 중구 근현대역사관 등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원을 요청하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26일 부산 중구 관정빌딩에서 부산항재창조시민네트워크·중구미래포럼 주최, 부산원도심활성화연구회 주관 북항콘서트에선 옛 부산세관 복원 토론회가 열렸다. ‘옛 부산세관 청사 복원, 그 당위성과 활용가치’를 발제한 경성대 강동진(도시계획학과)교수는 “복원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지역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추진체·공감체·지원체가 연합해 점진적으로 진행하면서 주변과 창조적으로 융합해야 한다”며 ▷복원 대상에 대한 이해 ▷개항장 부산이라는 정체성 회복에 대한 시민 합의 ▷복원기술 연구 를 주문했다.
김기수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토론자인 이용득 부산세관박물관장은 “오래전부터 복원 필요성을 이야기하며 시민 공감대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세관박물관이 1984년 문을 열었지만 시민이 잘 모른다. 현 부산본부세관 청사 안에 있기 때문이다. 세관박물관이 (옛 청사를 허물지 않았다는 가정 아래) 옛 청사 내에 있었다면 세계적 관광지가 됐을 것”이라며 복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동균 부산관세물류협회 본부장은 “군산세관이 근현대 유산으로 대표적인데 군산 방문객은 모두 방문한다. 관광자원 효과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부림 부산관광협회 부회장은 “북항이 세계적 관광지가 돼야 한다. 옛 청사가 복원되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장웅요 부산세관장은 “철거 당시 역사적 의미 등을 왜 생각 못 했나 떠올리면 (오늘의 복원 논의가) 뭉클해진다”며 “옛 청사를 복원해 사랑받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