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화려함 싹 지운 캐릭터로…“소녀시대가 연기하네” 선입견도 지웠다

영화 ‘돌핀’ 권유리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3-14 19:28:12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독립영화서 영화 첫 주연 맡아
- 충남 작은마을의 평범한 나영
- ‘소녀시대 유리’와 상반된 인물
- 캐릭터 이해 어려움도 겪었지만
- 상처와 성장통 알며 접점 찾아

소녀시대로 정상의 아이돌 자리에 섰던 유리가 배우 권유리로 변신하고 있다. 연기를 시작한 지 벌써 10여 년 됐지만 이전까지는 ‘소녀시대 유리가 연기를 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자신의 첫 단독 주연 영화 ‘돌핀’(개봉 13일)을 통해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영화 ‘돌핀’에서 상처를 숨긴 채 새 가족과 마을 사람을 살뜰히 보살피는 낙으로 사는 나영 역을 맡은 권유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영화아카데미 15기인 배두리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 ‘돌핀’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이 우연히 발견한 즐거움 덕분에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권유리는 불의의 사고로 친부모를 잃은 상처를 숨긴 채 충남 서천 작은 마을에서 새 가족과 마을 사람을 살뜰히 보살피는 낙으로 사는 평범한 30대 지역신문 기자 나영 역을 맡았다. 그녀는 감정을 보이기보다는 속으로 삭이는 담담한 연기로 공감을 사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권유리는 “평소 소재 선정의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지닌 독립영화를 흥미롭고 신선하게 느끼고 있었다”며 “‘돌핀’ 대본을 보니 극성이 강한 영화라기보다 정말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 이야기가 소소하게 느껴지고 정감이 가더라. 그래서 나영이를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독립영화 ‘돌핀’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드라마나 시트콤에 출연하며 주연을 맡긴 했지만 영화에서, 그것도 단독 주연을 처음 맡았기에 부담이 됐을 것이다. 권유리는 “하루하루 어떻게 촬영할지 집중하다 보니까 주연의 부담감이나 무게감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개봉을 앞두고 홍보 활동을 하면서 배우들 중 대표로 나와 이야기해야 할 때가 있다 보니 이게 바로 주연의 무게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실은 포스터에 제 얼굴이 너무 크게 나와 ‘왜 이렇게 혼자 크게 나와 있지?’ 하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며 웃었다.

권유리가 연기한 나영은 작은 마을에 사는 30대 평범한 여성이다. 삶의 변화를 싫어하고, 극 중 어머니의 결혼으로 살던 집을 팔아야 하고, 동생이 서울로 간다고 하자 큰 갈등을 겪는다. 나영은 10대에 소녀시대로 데뷔해 지금까지 화려한 삶을 살아온 권유리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 공감대 찾기가 중요했을 터다.

그녀는 “(소녀시대의) ‘유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은 늘 표현하는 데 집중돼 있었다. 예를 들면 3분의 노래를 무대 위에서 극적으로 표현해야 하고, 예능 프로그램이나 인터뷰에서도 저를 많이 표현해야 했다. 그런데 나영은 저와 정반대에 있는 캐릭터였다. 늘 생각을 응축해 표현하는 나영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연기 초반에 느낀 어려움을 드러냈다.

그런 어려움을 배두리 감독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면서 연기에 대한 숙제를 풀어간 권유리는 해답을 얻었다. 그녀는 “나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카메라 앞에서 무엇인가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서 항상 뭔가 표현하려 했던 제게는 그게 가장 어려웠다”며 ‘평범한 나영이’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서천에 오래 머물면서 그 작은 마을에 대한 강한 애착과 그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촬영 기간 내내 촬영이 없을 때도 웬만하면 서울에 오지 않고 그 마을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외형 면에서는 화려함에 익숙한 자기 모습을 최대한 덜어내려고 했다. 메이크업도 다 덜어낸 맨얼굴이 나오면 좋겠다고 했고, 의상도 줄곧 같은 의상을 돌려가면서 입었다. 권유리는 촬영이 없는 날에도 영화 의상을 입고 지내며 최대한 나영의 느낌을 유지하려고 했다.

배두리 감독의 영화 ‘돌핀’ 한 장면. 한국영화아카데미 제공
나영으로 살면서 권유리는 시나브로 둘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자신이 가진 것에 집착한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나영은 고향으로 표현되는 작은 마을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자기가 애착하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하고, 집착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저도 소녀시대로서 오랫동안 커리어를 유지하고 있다. 안정된 것을 유지하려는 차원에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감이 나영과 비슷한 것 같다. 겉으로는 달라도 속 모습은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영이가 30대 초반인데, 저도 그 시기에 소녀시대에서 홀로서기를 했다. 그때 나영이처럼 성장통을 겪었고 지금도 겪는다. 연기하면서 나영에게 점점 애착이 갔다”고 설명했다.

권유리는 이 영화를 위해 새롭게 볼링을 배웠다. 영화 제목 ‘돌핀’은 레인을 벗어나 도랑에 빠진 볼링공이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툭 튀어 올라 남은 볼링 핀을 쓰러뜨리는 것을 뜻하는 비공식 용어다. 영화에서는 삶에 변화를 겪게 되는 나영이 볼링을 배우며 용기를 얻는 순간으로 표현된다. 권유리는 “돌핀은 골프의 홀인원보다도 어렵고 드물긴 하지만 실제 볼링에서 일어난다고 하더라”며 “볼링을 할 땐 일부러 도랑에 빠지게 하는 게 더 힘들었다”며 웃었다.

권유리는 “신구 선생님을 비롯해 주변 선생님들이 크고 작은 배역, 독립영화, 상업영화가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해 주신다. 즐겁고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면, 다양한 쓰임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면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2. 2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민주·혁신 합당론 재부상…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6. 6‘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7. 7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8. 8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9. 9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10. 10“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5월에 놓친 근로·자녀장려금, 다음 달 1일까지 신청 가능
  6. 6[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7. 7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8. 8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9. 9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0. 10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0. 10[속보] 철원 육군 전방부대서 20대 하사 숨진 채 발견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