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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으로 다시 시작해야죠” 시립극단 레전드의 마지막 무대

창단멤버 활약 정순지 무대감독, 정년퇴임 기념공연서 소회 밝혀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4-03-17 19:19:03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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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떨려 말이 잘 안 나옵니다. 고맙습니다. 퇴직하면 바깥 연극 현장에서 신인 연출가로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물론 부산시립극단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난 16일 정순지 부산시립극단 무대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김지용 예술감독에게서 감사패를 받고 있다. 김미주 기자
지난 16일 오후 부산시립극단 정순지 무대감독의 떨리는 목소리가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 울렸다. 시립극단 정기공연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14~16일) 마지막 공연 직후였다. 시립극단 창단 멤버로 1998년 2월 2일 입단한 정 무대감독은 오는 6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이번 공연을 연출·각색(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20면 보도)했다. 그가 극단과 함께하는 정기공연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스스로를 ‘평생 연극인’이라고 소개하는 그는 시립극단 무대감독으로서, 또 연출자로서 부산 연극과 함께했다.

공연의 커튼콜이 끝난 직후 이혁우 시립극단 단원이 “단원들이 작은 행사를 마련했는데 관객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면 고맙겠다”고 말을 꺼냈다. 중극장을 메운 관객들은 박수로 답했다.

박수 속에 밝은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정 무대감독은 “퇴임 이후에는 나를 깨끗이 비워 환골탈태하고 신인으로 시작하려 한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시립극단 김지용 예술감독이 정 무대감독에게 “탁월한 능력과 남다른 열정으로 부산시립극단 발전과 공연예술에 업적을 남겼다”며 감사패를 전했다. 단원 모두가 준비한 꽃다발을 한 아름 안은 정 무대감독은 감격한 모습이었다.

한편 이날 공연은 정 무대감독의 ‘사람 시리즈’ 중 한 편이다. 땅을 더 갖기 위한 지나친 욕심 탓에 목숨을 잃은 농부 바흠과 결국 그에게 허락된 1평짜리 땅(무덤)을 통해 탐욕의 허무를 그렸다. ‘살아가는 데 우리는 정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 정 무대감독 특유의 재치와 통찰력이 “나는 지금 내 인생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지” 생각할 계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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