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산(水産)과 관련한 자료·정보를 담은 최초의 근대적 조사서인 ‘한국수산지’ 우리말로 번역·출간됐다. 근대 시기 우리나라의 자연과 산업 현황을 기록한 인문지리지이기도 한 이 책은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의 해역인문학 아카이브자료 총서의 일환으로 나왔으며 모두 4권으로 이뤄졌다.

당시 조선 조정의 ‘농상공부 수산국’이 편찬한 것으로 돼 있으며, 이근우 부경대 사학과 교수(부경대 대마도연구센터 소장)와 서경순 부경대 대마도연구센터 연구교수(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번역했다.

이근우·서경순 교수는 “‘한국수산지’는 을사늑약(1905년) 이후 제국주의 일본이 자국민 출어자를 육성하고 조선 내 일본인 어촌을 확보하면서 식민지화를 촉진하려는 목적에서 편찬됐다”고 배경을 밝히면서 “그 속에는 당시 우리나라의 지정학 정보와 각종 지표, 강·해안선·항로·등대·기상·해류·조류·수온·수심과 같은 정보와 지표가 상세히 포함돼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수산지’ 제1권은 1908년 나왔다. 여기에는 당시 조선의 지리와 수산에 관한 사항이 상세히 담겼다. 이 책의 ‘수산일반’을 보면 수산물 종류, 양식과 수산 제품, 수송과 판매, 제염업, 어구와 어선 등을 수록했다. 또한 그때 조선의 주요 어획물이 명태 조기 새우 정어리(멸치) 청어 대구 등이었다는 사실이 나온다. 일본 출어자들의 주요 어획물은 도미 정어리 삼치 조기 해삼 전복 등이었다. 제1권 이후 순차로 ‘한국수산지’ 출간은 이어졌다.

‘한국수산지’는 한국 최초로 근대적 동식물분류법으로 수산물을 분류한 책이기도 하며 근대적인 통계·지도·해도 등도 수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