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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68> 구차원 9dimension 싱글 ‘The Ocean’

구차원의 바다 속으로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4-04-08 18:51:16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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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차원 9dimension이란 이름으로 부산에서 활동하는 뮤지션 서필교를 처음 만난 곳은 경성대 앞 오래된 라이브 펍 무대 위였다. 뮤지션의 아지트 같은 곳이라 종종 예고 없이 즉흥무대가 펼쳐졌다. 말수가 적었던 그는 당시 LAbridge라는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적당히 편안했고, 함께 연주하는 이가 누구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연주를 하는 서필교가 궁금했다.

구차원 9dimension 싱글 ‘The Ocean’
이후 랩퍼 정불타와 함께 ‘정불타와 일세션스’ ‘불타는 구차원’이란 팀의 멤버로 활동했고 ‘구차원’이란 프로젝트로 여러 뮤지션과 콜라보를 시도하며 인디댄스를 플레이하는 DJ 활동도 병행하는 등 장르를 넘나들던 구차원이 지난달 16일 3곡이 담긴 싱글 ‘The Ocean’을 발표했다.

얼마 전 마주친 구차원은 독일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 영향인지 알 수 없지만 외관부터 많이 변해있었다. 말끔하게 삭발하고 수염을 기른 구차원은 어쩐지 범상치 않은 대가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잔뜩 기대감을 안고 들어 본 ‘The Ocean’ 역시 범상치 않았다. 앨범 아트워크엔 석정민 작가, 드럼에 김비오, 색소폰에 마상영, 베이스에 박재한이 함께했다.

첫 곡 ‘Hideout’은 팬데믹 시절 무대를 잃은 음악 동료들과 함께 술과 음악을 나누며 버티던 순간이 마치 옛날 레지스탕스 모임 같다는 상상으로 만든 곡이다. 정불타의 묵직한 랩이 빛을 발한다. 두 번째 곡 ‘The Ocean’은 광안리로 이사 후 바다를 관찰하다 유난히 거칠게 파도 치는 밤 영감을 받았다. 안개처럼 몽환적인 보컬은 구차원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으로 만나 동료가 된 MISA다. 마지막 곡 ‘Are We Dreaming’은 꿈처럼 느껴지던 독일여행의 여운을 슬라이드 기타 연주로 담았고 오래된 성당의 종소리를 녹음해 샘플링했다.

밴드기린의 보컬 윤혜린과 콜라보를 앞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연주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 한다. 엠비언트 뮤직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그는 새 싱글 ‘The Ocean’에서 기타를 붓 삼아 기억 속에 남은 풍경을 생생히 그려내는 데 집중하는 듯하다. 다소 낯선 그림이지만 들을 때마다 다르다. 구차원이란 뮤지션이, 그가 그려낼 음악들이 다시 또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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