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22> 게임과 비교해본 박물관 속 해적선

북아프리카 무슬림 해적의 ‘브릭선’…대항해시대 기독교 배 약탈에 최적

  • 김종호 국립해양박물관 교육문화팀 연구원
  •  |   입력 : 2024-04-10 21:07:53
  •  |   본지 1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유럽인 증오 담아 부른 ‘커세어’
- 스타크래프트 유닛으로 활동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 속 프로토스의 공중 유닛으로 더 잘 알려진 커세어(Corsair)는 원래 대항해시대 때 지중해에서 활동하던 여러 해적과 해적선을 부르는 단어였다. 그 어원 덕분에 게임 속 커세어는 고향 행성에서 추방당한 외계 종족 프로토스 해적들이 사용하던 해적선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어 공식 번역도 ’해적선’이다.
‘커세어’는 어쩌다 해적의 대명사로 게임 속 외계 종족 프로토스에 까지 영향을 주었을까? 우선 대항해시대 당시의 지중해를 살펴보자. 유럽의 기독교도들에게 북아프리카의 무슬림 해적이었던 바르바리(Barbary) 해적은 배를 약탈하고 마을을 초토화시키는, 말 그대로 재앙이었다. 반대로 몰타에 자리를 잡은 십자군기사단은 이슬람의 배를 보이는 족족 약탈했고, 프랑스에서는 사략 면허증을 받은 합법 해적들이 활동했다. 다양한 해적이 활동하던 지중해였지만 훗날 세계의 패권을 잡는 유럽인들이 증오를 담아 부르던 ‘커세어’는 대부분 북아프리카 해적이었다 보니 바르바리 해적은 커세어의 대표가 되었다. 커세어가 국립해양박물관 4층 항해관에 ‘북아프리카 해적선(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되었던 까닭도 여기에 있다.

박물관의 북아프리카 해적선은 두 개의 사각 메인 돛대와 함께 사다리꼴 모양의 보조 돛을 가진 전형적인 브릭(Brig) 선이다. 브릭은 해적 활동에 최적화된 배였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지금의 기업들처럼 당시의 상선은 필요한 선원이 적고 빠른 스쿠너(Schooner)와 슬루프(Sloop)라는 배를 주로 사용했는데 브릭은 그런 배만큼 빠르면서도 더 많은 인원이 탈 수 있어 상선과의 싸움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다. 브릭과 함께 북아프리카 해적들은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상대방이 일정 수 이상의 고급 유닛을 모은다면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싸움에서 질 수밖에 없는 게임 속 커세어처럼, 북아프리카 해적들도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18세기 말, 독립 직후의 미국은 바르바리 해적에게 엄청난 상납금을 바치는 신세였지만, 1801년과 1815년엔 대규모 원정함대를 파견해 해적과 전쟁을 벌였다. 미국을 시작으로 해적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영국과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도 해적행위 근절과 기독교도 노예해방을 명분으로 여러 차례 북아프리카 연안을 공격한다.

이 시기 유럽은 1000t이 넘는 전투함을 갖추고 해적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리에서 포를 쏴대며 화력으로 해적선을 압도했다. 대포의 발달과 전함의 발전으로 더 이상 해적들은 유럽의 해양 국가의 적수가 되지 못했고, 그렇게 바르바리 해적의 시대가 끝났다.

해적선의 시대는 끝났지만, 게임 속 커세어는 아직 우주를 누비고 있다. 우리가 전혀 바다와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더라도 해양 문화는 우리 곁에 녹아있다. 오늘, 우리 삶에 녹아있는 해양 문화를 박물관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3. 3‘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4. 4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5. 5“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8. 8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9. 9“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10. 10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6. 6이 대통령 "김지용 후보자, 검사 출신 이유로 배제하면 중수청 망쳐"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10. 10[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1. 1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5. 5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6. 6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9. 9반도체 호황에…올 국세수입 478조 역대 최대 예측(종합)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6. 6“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7. 7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비영리법인 설립, 법 기준 세워야”
  10. 10창녕 2세 아들 숨지게 한 父 징역 17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5. 5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6. 6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7. 7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8. 8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9. 9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10. 10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日 70년史부터 ‘올나잇’ 상영회까지…애니 세계로 초대
미리보는 제31회 BIFF
연상호 ‘실낙원’ 홍상수 ‘눈 둘 데가 없네’ 등 한자리에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