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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70> 이젠 좀 아이돌의 연애를 받아들이자

열애는 현행법 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4-04-22 18:25:12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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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예능과 유튜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god의 박준형은 55세로 현재 대한민국 최고령 현직 아이돌이라 할 수 있겠다. 20여 년 전 기자회견에서 서럽게 울먹이며 남긴 발언 “나 32살이에요. OK?”는 세월이 훌쩍 지났어도 여전히 박준형에게 끈질기게 따라붙는 밈이 됐다.
god의 멤버 박준형이 ‘나이 논란’에 해명하고 있는 모습.
당시 기자회견 분위기로만 짐작하자면 마치 국민 정서상 도무지 용서 못할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 해명하는 것 같았지만, 인기 절정을 달리던 32살 나이에 열애설이 터졌고 그 이유로 통보 하나 없이, 한창 활동하고 있던 팀에서 퇴출당했고 그 사실을 뉴스에서 접한 그가 억울해 결국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이다. TV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 역시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당시 나는 국내 아이돌보다 영미권 록스타들에게 푹 빠져있었고, 그들은 경쟁하듯 거침없이 범법을 행하는 것이 멋(?)으로 느껴졌기에 한국말도 어눌한 교포 청년의 항변은 부조리극 같았다. 세월 지나면 한국도 달라질 것이고 현행법상으로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열애’같은 일로 심판받는 일도 결국 사라질 것이라 믿었는데 20여 년이 지난 2024년.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K-pop 위상이 높아진 만큼 해외 팬까지 하나 돼 아이돌의 열애에 공분한다.

그릇된 팬심마저 세계에 전파돼 버린 걸까? 대대적인 보이콧에 전광판 시위까지 등장한다. 최근 열애설이 터진 어느 아이돌 가수는 급히 사과문을 올리고 결국 열애설 상대와 결별을 선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작 진짜 사과해야 할 일을 열심히 저지르는 이들은 아무 말 없는데, 이유 같지 않은 이유들로 하루가 멀다고 사과를 이어가는 아이돌을 보고 있자면 이제는 현행법을 어기지 않는 이상 사과문 발표를 금지하는 법안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성인남녀의 당연한 권리이자 오히려 적극 권장·응원해야 마땅할 ‘사랑’을 숨겨야 하고, 만약 들키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분위기가 당연시되는 건 어떻게 생각해도 역시 잘못된 것 같다. 당연하게도 사랑은 현행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 그걸 문제 삼는 이들이 항상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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