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리고 하늘과 맞닿은 산이 겹치고 겹치는 중국의 장대한 풍경이 여러 장의 도자 위에 끝없이 펼쳐진다. 윤곽과 색감으로만 빚어낸 풍경은 도자가 자아내는 질감과 어우러지면서 현대적 감각을 발산한다.
1986년생인 중국의 후 하이잉 작가는 ‘도자 회화’로 잘 알려진 이승희 작가의 문하에서 10년간 수학했다. 전통적인 도자기법을 이용해 백토로 사각의 평판을 만든 후 그 위에 흙물을 바르는 작업 방식을 고수한다. 3개월에 걸쳐 얇디얇은 흙물을 바르고 말리길 100여 회 반복해 약 8㎜의 두께를 만들어낸 뒤 티끌보다 낮은 두께로 긁어내 입체감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틀을 갖춘 풍경에는 중국 전통 도자기법에 사용되는 청화 안료로 색을 입혔다. 안료의 농도를 달리해 원근감을 더하고, 붓으로 펴 바르는 방식이 아닌 쿡쿡 찍어 바르는 점묘 방식을 채택해 매끈한 평면 도자에 거친 질감을 얹는다.
전통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한 후 하이잉 작가는 산의 형태를 극도로 단순화했다. 산수(山水)를 표현했지만 산만 보일 뿐 물은 보이지 않는다. 산 역시 윤곽만 남아있음에도 도자에 펼쳐진 풍광은 장대하다. 특히 한 장이 아닌, 각기 다른 모양의 여러 장의 도자판으로 쪼개 하나의 작품을 구성함으로써 밋밋함을 덜어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후 하이잉 작가 개인전 ‘와유강산(臥遊江山)’은 다음 달 18일까지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갤러리 리앤배(LEE&BAE)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