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컴퓨터그래픽 최정점 보여줘
- 김 “웃픈 얼굴 표현 가장 힘들어”
- AI, 창의적 측면 인간 대체 무리
8일 개봉하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혹성탈출4’)는 현존 VFX 기술의 최정점을 보여준다. 진화한 유인원이 지배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인간처럼 말하는 유인원 캐릭터들과 울창한 숲으로 변한 대도시, 거대한 유인원 제국 등 최고의 비주얼 스펙터클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혹성탈출’ 시리즈, ‘엑스맨’, ‘아바타: 물의 길’ 등 수많은 영화를 작업한 세계적인 VFX 스튜디오 ‘웨타 FX’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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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타 FX의 김승석(사진 왼쪽)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와 순세률 모션캡쳐 트래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웨타 FX 소속으로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에 참여해 완성도 높은 유인원 모습을 구현한 한국인 제작진 김승석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와 순세률 모션 캡처 트래커를 만나 VFX 작업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NC 소프트, 루카스 필름 등을 거쳐 웨타 FX에 자리 잡은 김승석 모델러는 “오랑우탄 작업만 1년 넘게 했다. 유인원 사진을 그 기간 동안 1주일 내내 봐서 꿈에 나타날 지경”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어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가상 캐릭터들이 연기할 수 있게 표정을 만들어주는 부문으로, ‘혹성탈출4’에서는 등장 캐릭터 중 라카(주인공 노아를 도와주는 유인원)를 맡았다”고 자신이 맡은 작업을 소개했다.
배우들은 얼굴에 101개의 점을 찍고 촬영하고, 페이셜 액션 코딩 시스템을 사용해 디지털 캐릭터들의 얼굴 근육을 조정해 각 인물의 감정을 스크린에 섬세하게 구현했다. 그는 “이전 ‘혹성탈출’ 시리즈는 말로 하는 대화보다는 몸으로 하는 대화를 했다면 ‘혹성탈출4’는 좀 더 세세한 감정 표현과 대화를 많이 한다”며 “웃픈 표정을 짓는 유인원 얼굴을 표현하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웨타 FX가 첫 직장”이라는 순 트래커는 뉴질랜드의 대학교에서 VFX를 전공했고, 모션 캡처를 부전공해 자연스럽게 뉴질랜드에 있는 웨타 FX에 입사했다. 그녀는 “2D 영상을 3D 모션으로 변환시키는 일을 한다”며 “라카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의 작업을 1년 반 넘게 만졌는데, 유인원의 움직임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를 캡처해 (유인원의 움직임과) 똑같이 구현하는 작업”이라고 자신의 작업을 설명했다.
순 트래커는 “이전에는 앤디 서키스 배우 한 분이 거의 모든 캐릭터를 다 맡아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배우 10명이 동시간에 촬영해 캡처하는 것이 가능해져 더욱 실사적인 움직임을 만들 수 있었다”며 이전 모션 캡처 기술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퍼포먼스 캡처 기술이 적용돼 유인원이 한 무리로 움직이는 장면이 더욱 자연스럽게 표현됐음을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최근 디지털 업계의 화두인 AI의 발전이 VFX 기술에도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김 모델러는 “현재는 자료 수집이나 영감을 얻는 이미지를 추출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마지막 결과물까지 얻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순 트래커도 “사람이 하나의 크리처를 만들고, 이를 소스로 서너 가지 변형 버전을 만들 때 AI는 시간을 줄여준다”고 AI의 효용성에 대한 예를 들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현재 AI 기술에 대해 “창의적인 면에서는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힘들다”면서도 “향후 VFX 기술 데이터가 축적되면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작업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