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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신간돋보기] 길찾기는 뇌 활동을 증폭시킨다 外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4-06-06 18:26:1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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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찾기는 뇌 활동을 증폭시킨다

- 뇌, 가장 위대한 내비게이션/크리스토퍼 켐프 지음/홍경탁 옮김/위즈덤하우스/2만1000원

인간 뇌의 거의 모든 영역이 활성화되는 순간은 길을 찾을 때이다. 목적지와 현재 위치, 방향과 고저, 랜드마크와 지형지물, 이동한 거리 등 정보를 통합해야 한다. 4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것은 길 찾기 능력 덕분이었다. 반면에 네안데르탈인은 유럽을 떠나지 않았다. 길 찾기 능력이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명운을 갈랐다. 길 찾기 능력은 인류의 생존과 진화, 문화와 언어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다.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으로 가득한 현대 사회에서 달라지는 뇌 구조 등 경이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책.


# 공학도가 분석한 빵굽기 기술서

- 빵맛의 비밀/이성규 지음/헬스레터/3만 원

어려서부터 빵을 사랑한 공학자 출신의 저자는 직접 수확한 밀로 원 없이 빵을 구워보겠다는 생각으로 20년간 다니던 회사를 나와 동네빵집을 열었다. 전작 ‘밀밭에서 빵을 굽다’에서 동네빵집 운영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더니, 이번에는 빵의 풍미를 과학적으로 추적해 그 기원을 분석한 빵 굽기 기술서를 냈다. 스스로 ‘탄소농부’라고 말하는 저자는 세계 곳곳의 밀씨를 구해 텃밭에서 재배하며 빵의 원재료인 밀을 연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밀과 밀가루-발효-빵 굽기’라는 3단계로 빵맛 기원의 뼈대를 구성했다.


# 사람과 자연 공존에 대한 고민

- 세 발 고라니 푸푸/신이비 글/이장미 그림/보리/1만3000원

금배 마을에 사는 소아저씨가 자동차 사고로 한쪽 발을 잃은 아기 고라니를 구했다. 누리와 보리 남매는 고라니를 ‘푸푸’라고 부르며 우정을 나눈다. 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도 푸푸를 귀여워했다. 그런데 푸푸가 농작물을 뜯어 먹자 마을 사람들은 농사를 망친다며 산으로 돌려보내라고 불평한다. 두 남매는 푸푸와 맺은 우정을 지킬 수 있을까. 이 동화에는 작가가 직접 농사지으며 밭 둘레에 두른 망 때문에 목숨을 잃은 아기 고라니를 본 슬픈 경험이 담겨 있다. 제3회 보리 ‘개똥이네 놀이터’ 창작동화 공모전 당선작.


# 영남좌도 인물로 본 우리 역사

- 조선의 얼굴/이도국 지음/학이사/1만7000원

영남 좌도의 인물과 문중 풍습으로 보는 역사. 영남 좌도는 낙동강 동쪽을 이르는 말로 안동 영주 봉화 영양 등이다. 역사연구가 이도국 저자는 우리 역사는 왕조사를 씨줄로 씨족사를 날줄로 엮어왔고, 씨족의 중심인 종가는 ‘조선의 얼굴’이라 말한다. 왕조 멸망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한양과 그 인근에 살던 경화사족은 사라졌지만, 세거지 중심으로 농토를 넓히며 뿌리내린 영남 재지사족은 살아남았다. 영남 좌도는 문집과 목판, 비문, 왕조실록, 내방가사 등 위대한 기록 유산을 남겼다.


# 권력 갈망하는 인간의 군상

- 묵계 1/최성현 장편소설/황금가지/1만7000원

정조 암살 계획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팩션으로 집필한 ‘역린’의 작가이자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의 감독인 최성현의 신작. 18세기 정조 말엽의 조선 뒷골목을 장악한 인왕산패라는 가상 조직을 소재로 암투와 계략, 배신과 복수를 다룬다.

제1권은 ‘한양의 사람들’. 자본과 권력의 체계화된 분배와 질서가 그 개념조차도 정립되지 않은 조선 후기. 반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돈’의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이 재편된다. 이 시기를 무대로 권력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 군상을 담아낼 총 9부작 대하장편소설의 시작이다.


# 사라져가는 情에 대한 그리움

- 이녁이란 말 참 좋지요/이남순 시조집/시인동네/1만2000원

경남 함안 태생으로 2008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남순 시인의 신작. ‘민들레 편지’ ‘그곳에 다녀왔다’ ‘봄은 평등한가’를 잇는 네 번째 시조집. 이남순 시인은 이영도시조문학상 신인상, 박종화문학상, 여성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친밀한 상대를 지칭하는 ‘이녁’이 훈기를 주듯, 이 시인은 우리에게 어느 날 정감을 잃어버린 이의 마음에 공감케 한다. 남의 일이 아니라 정을 나누던 ‘이녁’의 일이고, 내 일이다. 아픔 고통을 다독이면서 삶의 현장을 반영하는 작품을 다듬어 내는 이남순 시인은 늘 깨어 있다.


# 친구의 마음을 헤아려봐요

- 기리네 집에 다리가 왔다/강인송 글/소복이 그림/노란상상/1만4000원

단짝 친구 기리네 집에 강아지가 새로 왔다. 주인공 ‘나’는 큰일 났다. 기리가 몰랐던 사실인데, 나는 강아지가 무섭다. 하지만 강아지 동생이 생겨 잔뜩 신이 난 기리에게 그런 말을 할 수는 없다. 바쁜 척하며 기리를 피하지만, 속마음은 기리네 집에 갈 수 없어 너무 슬프다. 그런데 글쎄, 기리가 강아지를 데리고 집에 놀러 왔다. 기리 동생 다리는 아무리 봐도 강아지가 아니다! 내 눈에는 분명히 무시무시하고 축축한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커다란 개다. 용기 내서 강아지에게 손을 뻗어 볼까? 기리가 그때까지 기다려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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