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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경험·공감·관계…공간이 주는 강력한 힘

결국, 오프라인- 최원석 지음 /디자인하우스 /2만2000원

  •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  |   입력 : 2024-06-13 19:18:10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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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동 팝업스토어 개척
- 마케팅 전문가 최원석의 신작
- 이대 앞 ‘부산커피위크’ 사례 등
- 오프라인의 가치·본질 알려줘

문구점의 필기구 매대에는 대체로 흰 종이가 부착돼 있다. 고객은 관심 가는 필기구로 종이 위에 선을 긋든 글자를 쓰든 해본 뒤에 구매를 결정한다. 화장품 매장은 샘플을 제공하고, 백화점 식품 매장은 시식코너를 통해 한 입이라도 먹어봐 달라고 홍보한다. “체험하고 경험해 주세요”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유동 인구가 적은 거리를 활성화하자는 의도로 성수가 아닌 이대 앞에서 열린 부산커피위크 팝업. ⓒ 프로젝트 렌트
또 다른 면에서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카페에 갈까. 커피가 맛있어서, 노트북 들고 가서 공부하기에 편해서, 음악이 좋아서, 인테리어가 근사해서. 이유는 얼마든지 있겠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거기에 그 공간이 있다.”

최원석의 ‘결국, 오프라인’은 경험하고, 공감하고, 관계 맺는 ‘공간’의 힘을 말한다. 고객에게서 사랑받는 브랜드들이 현재 가장 큰 화두로 삼고 있는, 팝업을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고적한 동네이던 2018년 성수동에 오프라인 플랫폼 ‘프로젝트 렌트’를 창업하고, 성수 팝업 시대의 문을 연 공간 프로듀서이자 브랜드 커뮤니케이터다.

어메이징 오트 카페, 현대자동차의 스튜디오 아이, 가나 초콜릿 하우스와 같은 대기업과의 협업부터 평양 슈퍼마케트, 성수당, 22Days 등 자체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300개가 넘는 팝업을 기획하여 성공시켜 왔다.

‘1장 콘텐츠: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이유’ 편에서 저자는 “2000년대 전후 이화여대 앞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지금은 황폐할 정도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 풀 죽은 거리가 소생할 희망이 있을까 싶었지만, 콘텐츠의 힘이 확실하다면 그 희망은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실감했다. ‘부산커피위크’ 팝업 덕분에 가질 수 있는 확신이었다”고 썼다.

2021년 5월 31일~6월 27일 4주간 이화여대 앞에서 부산커피위크 팝업이 열렸다. 트레져스 커피, 플레임 커피 로스터스, 레이지모먼트 커피스탠드, 스트럿 커피, 히떼 로스터리 등 부산 커피 업계를 주도하는 브랜드들이 이대 앞에 모였다. “부산도 아닌 서울에서, 서울 사람을 대상으로 우리는 커피의 맛을 팔았을까? 부산에 얽힌 저마다의 기억이나 여행에 대한 기대를 팔았을까? 부산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들, 부산에서 즐겁게 마신 커피 한 잔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 부산의 커피가 궁금하지만 가보지 못한 이들이 우리의 고객이었다.”

저자의 설명을 읽고 나니 부산커피위크 팝업이 이대 앞에서 열린 이유를 알겠다. 팝업 개념도 좀 더 쉽게 이해된다. 이대 앞거리는 4주간 부산의 커피 명물을 만나러 온 고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부산커피위크 팝업 때문에 10년 만에 이대 앞에 와 봤다는 방문 고객의 말은 의미심장했다”는 구절을 보니, 그때 가보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이다.

다른 팝업 스토어 이야기도 흥미롭다. 성공 사례라는 면에서 팝업 스토어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유익한 정보가 되고, 고객 입장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대하는 안목이 높아지겠다. 사람 발길을 붙들고 마음을 사로잡은 공간, 온라인의 편의성을 넘어서는 오프라인의 가치, 소비자와 다정한 관계를 맺는 장소의 본질, 그리고 사람들이 기꺼이 머물며 발견의 기쁨을 찾는 공간의 조건은 무엇인지 알려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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