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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13년 만에 다시 작품으로 재회 ‘원더랜드’ 김태용·탕웨이 부부

“김태용, 감독으론 존경 남편으론 피곤”…“탕웨이, 아내지만 너무 좋아하는 배우”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4-06-18 18:11:38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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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추’ 김태용, 이번엔 AI

- 죽은 사람을 복원하는 인공지능
- 가상만남 복잡한 감정선 그려
- 다섯가지 상황의 옴니버스 형식
- 박보검·수지 등 호화 출연 눈길

# 세 번째 한국영화, 탕웨이

- 실제 엄마 된 후 엄마 역할 연기
- 모성애 잘 담아낼 수 있어 뿌듯
- 전화 한통에 홍콩 국민배우 섭외
- 나라 안 따지고 좋은 현장 찾아

2011년 개봉한 영화 ‘만추’는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감성 멜로 영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영화 ‘색, 계’를 통해 한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던 중국 배우 탕웨이가 한국 영화에 출연해 당시 화제를 모았다. 더 큰 화제는 개봉 이후였다. ‘만추’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가 연인이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3년 후인 2014년 두 사람은 결혼했고, 예쁜 딸과 함께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김 감독과 탕웨이가 연출자와 배우로 작업한 영화 ‘원더랜드’가 나왔다.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원더랜드 서비스가 일상이 된 세상을 배경으로 한 ‘원더랜드’는 연인, 엄마와 딸, 할머니와 손자 등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원더랜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담았다.

김 감독에게 ‘원더랜드’는 ‘만추’ 이후 13년 만에 대중과 만나는 장편영화이고, 탕웨이에게는 ‘만추’, ‘헤어질 결심’에 이어 세 번째 한국 영화 출연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 작업해서일까? ‘원더랜드’에서 만나는 탕웨이는 그 어느 영화보다 사랑스럽고, 연기는 더욱 섬세하며 자연스럽다. 감독과 배우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김 감독과 탕웨이를 각각 만나 ‘원더랜드’를 함께한 이야기를 들었다.
13년 만에 장편영화 ‘원더랜드’를 연출한 김태용(사진 왼쪽) 감독과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 탕웨이.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다양한 인간관계를 생각하게 만든 김태용 감독

‘원더랜드’는 2016년 김 감독이 영상통화를 하다가 ‘화면 너머에 있는 사람은 실존하는가’ 질문하며 시작됐다. 질문은 꼬리를 물어 죽은 사람에게도 각자의 세계가 주어진다면 살아 있는 우리와 계속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그렇게 ‘원더랜드’는 시작됐다. 김 감독은 “인공지능이랑 같이 사는 세상을 그린 이전 작품들을 보면 그들이 인간을 괴롭히고, 인간이 이 세계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느낌이었다. ‘원더랜드’는 그냥 이 땅에서 인공지능에 의해 우리 사람들 간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되게 미시적인 이야기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을 통해)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사람을 만났다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만 할 수 없고, 그리움을 그리움으로만 두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주제를 하나의 이야기로 담을 수 없을 것 같아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나열해 관계의 합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옴니버스식으로 영화를 구성한 이유를 전했다.

영화 속에서는 원더랜드 서비스를 통해 일어나는 인간관계가 다섯 가지이지만, 김 감독은 가짜의 세계지만 진짜처럼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케이스를 수십 개 썼다. 김 감독은 그중 다섯 가지 케이스를 택했는데 “‘그리워한다’는 카테고리에서 가족과 연인 관계를 떠올려서 탕웨이 수지 성병숙 정유미 케이스를, 그다음 나랑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이 갑자기 등장하게 되면서 관계가 확장되는 최우식 케이스를 고르게 됐다”고 말했다.

다섯 가지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그만큼 배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원더랜드’는 앞서 언급한 배우 외에도 박보검 탕준상 공유 최무성 김성령과 홍콩 국민 배우 니나 파우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김 감독은 “‘원더랜드’는 다양한 케이스가 나와서 감정 밸런스가 맞아야 됐다. 즉, 너무 연인 이야기로만 보여도 안 되고, 가족 이야기로만 보여도 안 됐다. 또 그리운 사람을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해서 행복하다는 이야기만 해서도 안 됐다. 감정의 밀도가 각 케이스마다 비슷해야 했고, 따라서 한 케이스에 스타가 캐스팅되면 다른 케이스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다 같이 스타를 캐스팅해야 했다. 운 좋게 존재감 높은 배우분들을 캐스팅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호화 캐스팅 배경을 전했다.

실제 연인 같은 케미를 보여준 박보검-수지에 대해서는 “둘의 합이 이렇게 좋을지 몰랐다. ‘이렇게 러블리한 생명체 둘이 같이 있다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탕웨이도 하트 눈을 하고 둘을 바라보며 ‘너무 예쁘다’고 부러워했다”고 두 사람의 케미를 칭찬했다. 물론 많은 배우 중 아내인 탕웨이를 캐스팅한 것은 가장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아내이기에 쉽게 캐스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김 감독은 “꼭 그렇지는 않다”며 웃었다.

이어 “2016년 이런 아이디어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했을 때 관심을 많이 보였다. 당시에는 아이디어만 공유했지 구체적이지 않았다. 실은 외국인이 영화에 들어오는 게 맞을지도 생각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딸이자 엄마인 정체성을 지닌 배우라서 한국 영화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제안했다”며 “개인 관계를 떠나 배우로서 제가 좋아하니까 해줄 수만 있으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엄마여서 더 엄마일 수 있었던 탕웨이

‘원더랜드’에서 어린 딸의 곁을 조금 더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숨기고 직접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하는 엄마 바이리 역을 맡은 탕웨이는 실제 세계의 엄마와 고고학자인 AI 엄마 역, 1인 2역을 연기했다. 그녀는 “현실의 바이리는 AI 바이리가 자신보다 더 완벽한 모습이길 바랐을 것 같았다. 그래서 AI 바이리는 슬픔이나 비애가 없는 사람이고, 자신의 일 때문에 딸을 소홀하게 대한다는 마음이 없는 인물”이라며 “그런데 엔딩의 공항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뭔가 자신이 변해가고 있음을 직감하는 모습”이라며 이 장면에 애정을 보였다.

2016년에 딸을 낳은 탕웨이는 이전 ‘시절인연’(2013)에서도 엄마 역을 맡은 바 있다. 실제로 엄마가 된 뒤의 엄마 연기에 대해 “‘시절인연’ 때는 실제 엄마가 아니었고, 역할 자체가 모성애에 대해 깊이 들어가는 작품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정말 엄마 입장에서 연기를 해보니 당시에 현실적이지 않은 엄마를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더 책임감을 갖고, 아이를 보호해야 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며 ‘원더랜드’에서 보여준 모성애 연기가 ‘진짜’라며 뿌듯해했다.

탕웨이는 어린 딸에게는 엄마이지만 딸로서도 엄마와 모녀 연기를 펼친다. 바이리의 어머니 역으로 홍콩의 국민 배우 니나 파우가 출연했다. 탕웨이는 그녀에 대해 “이 작품에서 가장 큰 행운은 어머니 역할로 니나 파우 씨가 캐스팅된 것이다. 그분과는 ‘크로싱 헤네시’(2010) 때 만났는데, 제가 직접 전화해서 이 작품에 출연하시라고 제안했다. 당시 영국에 계셨는데 바로 ‘알았어, 갈게’라고 하셨다”며 믿고 출연해 준 니나 파우에게 고마워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에 출연하기까지는 힘든 과정을 거쳤다. 탕웨이는 “니나 파우 씨의 말에 따르면 촬영 당시 코로나19가 심해 영국에서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와 촬영하기까지 격리 기간만 무려 42일이 걸렸다고 하더라”며 거듭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세 번째 한국 영화에 출연했고, 중국뿐만 아니라 다양한 나라 영화에 출연한 그녀는 “어느 나라 작품이냐보다는 각 작품이 지닌 성격이나 감독님 성향에 따라 현장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자신은 “배우가 자유롭게 자신이 생각한 연기를 표현할 수 있고, 감독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현장이 가장 좋은 현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편인 김 감독의 현장은 어땠을까? “현장에서는 그냥 감독이고, 감독 김태용을 너무 너무나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사람이다. 저 역시 현장에서는 프로페셔널한 배우다(웃음)”고 전제한 탕웨이는 “아빠로서 김태용은 어떻게 보면 엄마로서는 피곤할 수도 있는 아빠다. 조용히 참을성 있게 끝까지 딸 얘기를 들어주고 받아준다”며 영화계에서 딸바보로 알려진 김 감독을 칭찬했다.

탕웨이에게 ‘원더랜드’는 ‘만추’ ‘헤어질 결심’에 이은 세 번째 한국 영화 출연작이다. 또 남편이 오랜만에 연출한 작품이어서 개봉을 앞둔 소감이 남다를 법하다. 그녀는 “너무 긴장되고 설렌다. 저뿐만 아니라 김 감독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만큼 기대가 많았고, 개봉을 기다렸다. ‘원더랜드’를 보는 관객분들이 각양각색 반응을 보일 것 같고, 보시는 분마다 각기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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