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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마음에 평화 주는 것…부산이 개혁 중심돼야”

영화 ‘깨진 바루’ 김행수 감독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4-07-01 19:36:2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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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조리 고발스님 폭행 모티브
- 수행 불교 회복 주장해 관심
- 불교문화 위축이 가장 큰 문제

“부산에서 사부대중(四部大衆)이 중심이 된 불교개혁 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일명 ‘불교 개혁단’ 결성을 논의할 부산 불교인이 있다면 언제든 만나고 싶습니다.”
영화 ‘깨진 바루’의 김행수 감독이 수행 불교 회복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행수 감독 제공
한국 불교의 부조리를 고발하며 관심을 모은 영화 ‘깨진 바루’의 김행수 감독이 ‘수행불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교계의 변화를 강조했다. 지리산에 머물고 있는 김 감독을 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김 감독의 영화 ‘깨진 바루’는 2013년 불교 개혁을 요구한 스님이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집단 폭력을 당한 이후 모습을 감춘 스님을 한 불교신문 기자가 찾게 되고, 그가 불교 정화를 명목으로 복수를 결심하는 내용이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불교계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를 파헤치고 수행 불교의 회복을 주장했다.

영화는 즉각 화제를 모았다. 지난 2월 열린 인도두바이국제영화제에서 외국영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관객과의 만남도 가졌다. 한국 종교계 일각에서는 불교 이미지를 실추 시키고 승려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한다며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영화가) 한국 불교 부조리를 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한국 불교를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불교의 가치는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를 주는 것인데, 그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의 문제라 할 수 없지만, 종교를 권력 삼아 자기 욕망을 채우는 데 사용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사회 어느 곳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거나 바꾸려는 움직임이 없어 영화로 제작하게 됐습니다.”

김 감독은 하반기 열리는 영화제에도 ‘깨진 바루’를 출품할 예정이다.

서울예술대 영화과를 졸업한 김 감독은 1985년 영화계에 입문한 이후 ‘단’ ‘신라승 김교각’ 등의 영화를 만들고 소설 ‘공유’ ‘가락국왕 김수로 0048’ 등을 펴냈다.

영화로 제작되지 못했지만 그가 쓴 시나리오는 700여 편에 이른다. 김 감독은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직접 기획해서 작업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나리오 수정을 수십 번 거치는데, 한 번 내용을 뒤집으면 1년도 훌쩍 가버린다”고 했다. “남한테 부탁을 잘 하는 성격이 아니라 제작기간이 더 길어지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는 현재 불교의 가장 큰 문제로 불교 문화 위축을 꼽았다. 선조들이 일군 불교 문화, 즉 불교미술·음악·문학 등 창작 활동이 현저히 줄어 불교 문화 지평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 문화가 융성해져야 사회적으로 불교 위치가 단단해지는데 그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어요. 불교 영화를 제작하려고 해도 불교 관계자들은 관심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김 감독은 불교가 수행불교로서 자리잡기를 바란다. 일부 자리 잡은 잘못된 풍토를 바꾸기에는 지금이 적기라고 보고, 그 시작이 부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불교 신자를 보유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수요만 확인된다면, 부산에서 불교 개혁을 원하는 스님이나 청년 등을 대상으로 ‘깨진 바루’ 특별 시사회를 개최할 의향도 있다.

그는 “8월 15일은 승려들이 여름철 한 곳에 머물며 수행하는 기간인 하안거(夏安居)가 끝난다. 그때 특별 시사회를 열고 싶지만 수요를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김 감독의 다음 행보는 가야사로 향하고 있다. 그가 2020년 펴낸 ‘가락국왕 김수로 0048’을 토대로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다. 허황후가 가야에 온 서기 48년의 이야기를 통해 고대사 중 하나인 가야사를 제대로 정리해보겠다는 취지다. 그는 “2000년 전 인도와 우리가 활발히 문화 교류를 해온 만큼 ‘0048’을 통해 그 문화를 잇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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