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09> 백행지원 일가지비(百行之源 一家之肥)

모든 질서의 근원은 孝에서 출발… 동래부사가 효자에게 써준 글씨

  • 이근영 부산박물관 전시운영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4-07-15 19:36:5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삼대의 효행이 탁월함은 세상에 듣기 드문 바이다. 지역 안에 이 같은 사람이 있으므로 읍민들로 하여금 반드시 효행을 보고 감동을 일으키는 효과가 있으니 매우 다행한 일이다. 내 손으로 쓴 여덟 자에는 깊은 뜻이 있다. 뒷날 마땅히 한번 만날 날이 있을 것이다.’
동래부사 박기수는 이 글과 함께 쌀 등을 효자 천술운에게 보냈다. 부산박물관 제공
1817년 12월 동래부사 박기수가 ‘백행지원 일가지비(百行之源 一家之肥)’라고 쓴 글씨와 함께 쌀과 고기, 책력을 동래군 석대리에 살던 천술운이라는 사람에게 선물로 보냈다. 이에 감복한 천술운에게 박기수가 다시 남긴 말이다.

박기수에게 하사품을 받은 천술운은 동래군 석대리(현재 해운대구 석대동)에 살던 인물로 동래의 이름난 효자였다. 그는 예를 다하여 부친상을 치르고 여묘살이를 하는 중에 호랑이가 나타나 자신을 위협하자 큰 소리로 꾸짖어 호랑이가 물러나게 했다. 그리고 여묘살이하는 주변에는 물이 전혀 나지 않은 메마른 곳이었는데 갑자기 샘물이 솟아났다가 여묘살이를 끝내자 다시 샘물이 말랐으니, 사람들이 이를 ‘효자천’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효자는 천술운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천술운의 할아버지 천성태는 이미 이름난 효자로 알려져 있었고, 아버지 천세모 또한 천성태의 뒤를 이은 효자였으니 천술운은 삼대째 이어지는 효자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천술운의 아들 천일갑과 손자인 천공덕, 그리고 손녀 며느리인 김해 김씨 또한 효자, 효부로 유명했다.

5대에 걸쳐 이어진 영양 천씨 가문의 효행은 동래읍민 모두가 알고 있을 정도였다. 당시 동래부의 사림, 유생들뿐 아니라 도내 사림들까지 함께 모여 이 가문의 효행을 널리 알리기 위해 표창을 건의하는 문서를 작성해서 상부에 올렸다. 동래부사, 어사, 감찰사 등에게 보낸 상서를 포함해 효행과 관련해 남아 있는 고문서는 약 120건이며 여기에 참여한 사람은 200명이 훌쩍 넘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서나 효 사상은 존재했지만 특히 조선에서는 효를 모든 도덕 규범의 기초로 보았다. 퇴계 이황은 “어버이를 섬기는 정성에 인하여 그로써 하늘을 받는 도리를 밝힌다”라는 주희의 말을 인용해 인간 사회의 모든 질서의 근원은 효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 조정에서는 백성들에게 도덕적 규범을 교육시키기 위해 ‘삼강행실도’ ‘이륜행실도’ ‘오륜행실도’ 등을 편찬했는데 무엇보다도 효자를 가장 먼저 소개했다.

이러한 조선시대 사람들의 효에 대한 생각을 명확하게 보여 주는 것이 바로 박기수가 효자 천술운에게 써준 글씨, ‘百行之源 一家之肥’이다. 곧 효는 모든 행동의 근원이며, 한 집안의 비옥함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조용히 작품의 중심 잡아주던 사람…‘영원한 별’ 안성기 추억하다
  3. 3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4. 4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5. 5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6. 6[사설] 비타민이라 속여 주사맞혔나…진실 규명 시급하다
  7. 7“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8. 8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9. 9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10. 10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1. 1이 대통령, 부캉이 보러 북항 방문…전재수 ‘돔 아레나’ 건의
  2. 2“북극항로 가능성, 시범운항서 확인”(종합)
  3. 3이헌승 “국제신문 100억대 체임 구속사유”…장관 “엄정 대응”
  4. 4김민석, 주진우 겨냥 “막말 땐 자격 정지 추진”
  5. 5與, 신천지 가입 정황 확인…후속 조치 주목(종합)
  6. 6KTX·SRT 통합, 이재용·최태원 증인채택 두고 여야 신경전
  7. 7李대통령 “늘어난 청소년 자살률…학업문제 등 강력한 대책 찾아야”
  8. 8강경화 “한미 협의 쉽지 않아” 시인…국힘 “정부, 혈맥 막혔는데 뭐하나”(종합)
  9. 9“부산 情 담은 뮤지컬 ‘당신만이’를 관광 콘텐츠로”
  10. 10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오늘 인사청문회
  1. 1市 기관장 하세월 임명절차…청문 통과해도 공백
  2. 2닻 올린 HMM 부산시대…5년간 15조·2만 명 고용 효과
  3. 3공공기관 이전 연내 발표…“산은·금감원 반드시 부산 와야”
  4. 4해수장관 “내년 북극 시범운항 車운반선 등 확대”(종합)
  5. 5해양·파생특화 넘어 디지털금융으로…부산 금융도시 고도화
  6. 6고리 3·4호기 계속운전 심사 개시…사고관리계획서도 상정(종합)
  7. 7반도체주 추락에 5%대 급락…코스피 간신히 6000선 방어(종합)
  8. 8광고산업 수도권 집중 심화…“지역업체 살려야”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3일
  10. 10K-뷰티에 AI 입힌다…서울 홍대·부산 서면에 '가상체험' 공간
  1. 1중리해변 흉물 알박기 텐트, 민원 쏟아져도 시늉뿐인 단속
  2. 2인천 대형마트 상가 50대 남성 흉기 난동…1명 심정지·7명 부상(종합)
  3. 3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4일
  4. 4동명대 스마트해양, 신라대 AI웰라이프, 고신대 AI헬스케어
  5. 5정신건강복지법 개정 갈등 심화…부산지역 심리학과 등 시국선언
  6. 6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87> 배우 강석우
  7. 7출처불명 선박 ‘뒷기름’ 40억 원어치 유통업자 집유 2년
  8. 8부산외고 학생들,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감사제
  9. 9“창원시민 필요한 사업 100개 추진할 것”
  10. 10단일 고분자반도체 3진 논리 소자 개발
  1. 1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2. 2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3. 3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4. 4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5. 5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6. 6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7. 7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8. 8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9. 9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10. 10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3일 (음 9월 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