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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김민기 별세…대학로 소극장 시대의 상징 지다

수많은 스타 배출한 학전 이끌어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4-07-22 19:35:1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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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록수’ 등 전설이 된 노래 작곡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인 ‘학전’을 30여 년간 이끌며 후배 예술인을 양성해온 가수 김민기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가수이자 작곡가 김민기가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학전 창단 2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는 고인의 모습. 연합뉴스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돼 지난 21일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위암 판정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아왔다.

김민기는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났다. 1969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지만 곧 붓을 놓고 가수의 길로 들었다.

가수로서의 고인의 삶은 외압에 맞선 저항정신으로 가득찼다. 1971년 발표한 데뷔 음반 ‘김민기’는 출반 직후 압수당했고, ‘꽃 피우는 아이’ ‘늙은 군인의 노래’ ‘상록수’ 등 이후 발표한 곡도 줄줄이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고인의 곡은 당대 20·30대에게 민중가요로서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양희은이 노래한 ‘아침이슬’은 대학생들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나갔고, 1987년 민주항쟁 당시 광장에 모인 군중들이 애국가처럼 ‘아침이슬’을 부르는 등 저항정신의 상징이 됐다.

1990년대 고인은 공연 연출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1991년 대학로에서 소극장 학전을 개관해 공연을 연출하며 스타를 배출했다. 배우 황정민 설경구 조승우 등 700여 명의 예술인이 학전을 거쳐갔다. 고(故) 김광석을 비롯해 들국화 이소라 박학기 윤도현 성시경 등도 학전에서 노래하며 성장했다.

고인이 1994년 초연한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 역사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아있다. 김민기는 독일 원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번안해 2023년까지 8000회 이상 공연을 올렸으며, 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학전으로 불러들였다. 이후에도 ‘의형제’(2000) ‘개똥이’(2006) ‘고추장 떡볶이’(2008) 등 돈이 되지 않는 어린이 공연을 묵묵히 무대에 올렸다. 대학로 소극장 상징이었던 학전은 고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지난 3월 15일 개관 33주년만에 문을 닫았다.

그의 타계 소식에 문화계의 추모가 이어졌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역경과 성장의 혼돈의 시대, 대한민국에 음악을 통해 청년 정신을 심어줬던 김민기 선배에게 마음 깊이 존경을 표하며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가수 조영남은 “김민기는 내가 본 사람 중에 결이 가장 고운 사람이었다. 아침 이슬보다도 맑은 사람”이라고 돌아봤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4일 발인, 장지는 천안공원 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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