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궁리와 시도] “한국가곡의 매력? 노랫말의 감동까지 느끼는 것”

유학파 테너 양승엽의 노력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07-25 19:39:15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이탈리아 유학 후 활발한 활동
- 한국가곡 독창회 꾸준히 개최
- “내 노래가 소리로서 뿐 아니라
- 이야기로도 관객에 다가갔으면”

2020년 11월 15일 금정문화회관(부산 금정구) 은빛샘홀(소공연장)에서 ‘제6회 테너 양승엽 독창회-테너 양승엽이 들려주는 우리 가곡‘이 열렸다. 코로나 때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규칙을 지키며 마스크를 쓰고 그 공연을 본 기억이 생생하다. 2022년 8월 10일 ‘테너 양승엽이 들려주는 우리 가곡 시즌 2’가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펼쳐졌다. 지난 20일 ‘제8회 테너 양승엽 독창회-한국 가곡의 밤 시즌 3‘이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에서 개최됐다.
지난 20일 금정문화회관(부산 금정구) 은빛샘홀에서 테너 양승엽(오른쪽)이 피아니스트 김경미의 반주로 한국 가곡을 부르고 있다.
‘궁리와 시도’는 꾸준하게 궁리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예술가라면, 당장 큰 계기가 없더라도 구애받지 않고 찾아가 만나는 꼭지다. 부산대 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뒤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오페라 공연에 출연하느라 정말로 바쁜 성악가로 통하는 양승엽 테너가 거듭 ‘한국 가곡의 밤’을 독창회로 여는 현장은 호기심을 일으켰다. 우리 가곡에 집중하는 유학파 성악가의 궁리와 시도가 궁금해 공연 현장으로 갔다.

“내 노래가 소리로서만이 아니라 말(이야기·언어)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인식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점점 뚜렷해졌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성악 유학을 끝내고 2006년 귀국했다. “귀국 독창회를 연 뒤로 5년쯤은 독창회를 못했어요. (전공을 살려) 오페라 공연하고 오페라 아리아 부른다고 바삐 다니느라 그랬습니다.” 어느 순간, ‘자기 노래’에 대한 자각이 왔고 2011년께부터 독창회를 열기 시작했다. 애초에는 한국 가곡에 관한 인식은 별로 없었고, 외국 노래를 많이 불렀다고 한다.

코로나가 터지고, 공연한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귀한 일인지 숱한 음악인이 느끼던 즈음 양승엽은 귀국 직후 한 음악평론가에게서 들은 말이 성큼 자신에게 다가드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 말은 “한국 노래도 잘해야 한다”였다. “처음 들었을 땐 뼈저리게 못 느꼈죠.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이게 아니구나. 한국 가곡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란다. 이 대목은 두 갈래로 해석됐다. 하나는 양승엽의 예술이 세월과 삶 속에서 숙성되고 넉넉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한 가지는 우리 문학과 음악이 결합한 한국 가곡 자체의 매력이다.

그가 말했다. “노래는 무조건 ‘소리’가 좋아야 한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런데 (소리뿐만 아니라) 말로써 정확히 전달되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고 느낍니다. 이 점을 많이들 놓치는 것 같고요.” 훌륭한 오페라 아리아를 원어로 부르면, 한국 관객은 대부분 그 내용은 잘 모른다. 이때, 소리가 모든 걸 압도하는 셈이다. 또한 말은 곧 이야기를 담는다. 이야기에는 삶이 실린다. 예술은 삶에 관한 그 무엇이다. 노래는 삶의 울림이다.

이날 공연에서 양승엽이 부른 ‘낙화’(이형기 시·이영재 곡)와 ‘별’(이병기 시·이수인 곡) 가사(말)에 주목해보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낙화’)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별’) 어떤 것(외국 곡 또는 한국 곡)이 더 낫다 못하다는 식의 비교와는 관련 없이, 시(詩)로 된 이 말(가사)은 객석의, 인생을 좀 살아 본 관객의 가슴을 허물었다. “소리뿐만 아니라 말로 정확히 전달되는 노래”라는 그의 지향에서는 숙성된 맛이 났다.

테너 양승엽은 여전히 오페라 출연 등 ‘외국 곡’ 부를 일정이 빼곡하다. 그는 “그래도 관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우리 가곡을 열심히 부르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8. 8“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9. 9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5. 5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9. 9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