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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죽음·역사 앞에서…용기를 들여다보다

인문 무크지 ‘아크’ 제8호 용기- 이지문 등 필진 17명 /상지건축(호밀밭) /1만6000원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08-01 18:09:08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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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기 주제 필자 17인 관점 담아

인문 무크지 ‘아크’ 8호는 ‘용기’를 주제로 잡았다. ‘아크’는 부산의 중진 건축 설계 기업 ㈜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상지건축)가 ‘건축은 인문이다’는 정신으로 2020년부터 1년에 두 번 펴내는 인문 잡지이다. 매호 한 가지 주제를 잡아 여러 필자가 여러 각도에서 글을 쓴다.
인문 무크지 ‘아크 8호 용기’에 실린 이미지. 화마에 맞서는 소방관을 형상화했다. 출처=픽사베이
이번 호에는 용기(勇氣)를 두고, 다채로운 필자 17인이 쓴 글 17편을 실었다. 살면서 누구나 자주 접하고 생각하는 개념이자 주제인 만큼, 생기 있거나 깊이 있거나 공감이 가는 글이 책을 채웠다. 눈길을 먼저 끈 필자는 이지문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연구교수이다. ‘이지문 중위’라는 호칭이 더욱 익숙하다.

1992년 현역 중위 신분으로 국회의원 선거 군 부재자 투표 부정을 세상에 알려 한국에 공익제보가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틀을 놓고 실천한 사람이다. 그는 ‘내게 용기는 부끄러움이었다’라는 글을 썼다. 사회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평범한 군인이자 의무복무 장교였던 그가 ‘부끄러움’ 앞에서 용기를 낸 과정, 그 뒤의 삶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죽음 앞의 용기’는 필자가 겪은 어머니의 별세, 지난 4월 타계한 사회운동가 홍세화 씨에 관한 기억을 풀어놓으며 매우 깊은 인상을 남긴다. 김종기 전 민주공원 관장·미학자의 글 ‘용기란 무엇인가?’, 차윤석 동아대 건축학과 교수의 ‘부정할 용기’, 심상교 부산교대 교수의 ‘서사 작품에서의 선과 악 그리고 용기’는 용기를 키워드로 개념·사물·상황을 본질을 향해 뚝심 있게 밀고 가는 인문학의 자세를 환기한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 정훈은 ‘청동 손가락으로 써진 시(詩)에서 고교 시절 은사인 교육운동가·민주화운동가 고 신용철 교사가 피워 올린 불꽃을 다시 보게 한다. 거기 그치지 않고, 고 신용길 교사에게서 핀 용기라는 불씨가 필자 자신의 삶에 옮겨 붙어 삶을 가꾸게 해준 과정을 보여주며 용기에 관한 사색 지평을 넓힌다. 강동훈 서점 크레타 대표가 쓴 ‘읽지 않고 사지 않는 시대에 서점을 하겠다는 용기’는 그 자체로 치열하고 경쾌한 용기 행진곡이다.

‘조선통신사’ ‘율려낙원국’ ’안녕의 발견’ ‘놀러가자고요’ ‘산 사람은 살지’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블루스’ 등 재미있는 소설책을 숱하게 쓴 소설가 김종광은 특유의 입담으로 ‘앞으로도 용감합시다’하고 제의하며, 오현석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한센인, 용기 있는 자들’에서 부산 한센인 역사를 짚으며 용기를 사유한다. 류영진 일본 규슈산업대 교수의 ‘사죄할 수 있는 용기’는 일본 문화를 관찰하고 그 속에 살면서 본 사과·사죄 등의 문화를 통해 용기를 들여다본다.

이와 함께 장현정 출판인·사회학자, 이성철 창원대 사회학과 교수, 이기철 시인, 권명환 해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부장,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등이 글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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