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11> 이덕성 초상

수두 자국까지 표현한 극사실주의 조선 초상화의 전형

  • 이현주 복천박물관장
  •  |   입력 : 2024-08-05 19:35:31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터럭 한 올이라도 다르면 그 사람이 아니다’. 이는 조선 시대 초상화를 그리는 원칙이며, 주인공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 않고 똑같이 그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초상화에서 천연두 자국이나 기미 주근깨 반점 사마귀 같은 피부 특징은 물론 눈꺼풀이나 한 올 수염까지 그렇게 정밀할 수가 없을 정도로 그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렇게 극사실주의 초상화를 그렸을까? 옛사람은 초상화라는 것이 인물 외형만 자세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성격이나 인품 등 내면 정신세계까지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전신사조(傳神寫照)라고 한다. 즉 성품을 전달하는 것으로 여겼기에 초상화를 제작하는 과정부터 사후 관리까지 모두 그 인물을 직접 모시는 것처럼 정중하게 대하였다.

부산박물관에는 여러 점의 초상화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보물로 지정된 이덕성 초상(사진)이 대표적이다.

초상화 오른쪽 윗부분에 적힌 내용을 보자. ‘충청도 관찰사를 지낸 이덕성 어른의 초상으로 호는 반곡이다. 을미년에 태어나 갑신년에 돌아가셨다. 42세 때 초상이다’. 초상화 속 모습은 사모에 흑단령을 입고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의자에 앉아 있다. 얼굴은 가는 선으로 윤곽과 이목구비를 나타내고 붉은색을 살짝 더해 명암을 드러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화가는 서양의 화법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기다란 수염은 성기면서 구불거리게 표현했고, 수두로 얽은 자국이 턱을 중심으로 코와 뺨에 나타나 있다. 코는 살짝 매부리코이며, 커다란 눈매와 꼭 다문 입매에서는 부드럽지만 강직한 그의 성품이 드러난다.

이덕성(1655~1704)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서예가로 이름이 높았다. 가문 대대로 문장과 글씨를 잘 써 육진팔광(六眞八匡)으로 불렸는데, 당대 최고 글씨로 평가받는 이광사와 문장이 뛰어났던 이광려도 여기 포함된다. 이덕성은 동래부사와 해주목사, 황해도 관찰사, 충청도 관찰사 등을 지냈으며 저서로 ‘반곡집’이 있다.

사간원 정언이 되어서는 시정의 폐단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다 좌천되기도 했으며, 동래부사가 되어서는 상인들의 밀매 행위와 왜인의 불법을 다스리는 데 힘썼다. 그의 살아생전 행적과 초상화에 나타난 강직한 표정을 볼 때 전신사조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것 같다.

나이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터럭 한 올이라도 같아야’ 한다는 조선의 초상화 정신은 오늘날 스마트폰 어플과 ’뽀샵‘에 익숙해져 보이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에게 울림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3. 3[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4. 4[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5. 5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6. 6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7. 7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8. 8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9. 9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10. 10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1. 1[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2. 2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3. 3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4. 4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5. 5장동혁 “국민 분노 폭발 직전…재산 약탈중지하라”
  6. 6민주 “국힘, 장병 부상 앞에서 정쟁 멈추라”
  7. 7오세훈 “李대통령 실거주 이어 실경작 집착…국민 싸울 대상 아냐”
  8. 8[2026 국감 브리핑]미래기금 사업 95% 원안 그대로 수용·증액…박수영 “방만 편성” 지적
  9. 9[속보] 軍·유엔사, DMZ 폭발현장 조사…“추가 조사 예정”
  10. 10李 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마치고 귀국…국내 현안 산적
  1. 1[속보] 박홍근 “호남 반도체, 기업 팔 비틀기 아냐…성과 내야 해”
  2. 2올해 초과세수 '최소 50조원'…내년 미래대응기금 200조원대
  3. 3한화에어로, ‘경력직 채용 지침’ 사과…재발방지책 마련키로
  4. 4“문제 없을까?”… 공정위 퇴직자들, 대형 로펌에 대거 취업
  5. 5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6. 6제주항공 부산~중국 구이린 주 4회 신규 취항
  7. 7미국의 몽니?… 공식 발표 계속 미뤄지는 ‘대미(對美) 투자 1호’
  8. 8숙박업 세금체납 4년간 3.4배↑…주요 업종 중 최대폭 증가
  9. 9"미래기금 사업 131건 중 95%는 부처 요구대로…감액 6건 불과"
  10. 10‘말로만 자율주행 기술 육성’… 관련 부처 예산 오히려 삭감돼
  1. 1진주, 3대 가을축제로 물든다
  2. 2부산·울산·경남 흐리고 일부 지역은 비
  3. 3제주 천지연폭포서 사진 촬영 중 추락…50대 관광객 숨져
  4. 4추석연휴 마지막날도 상어 ‘부캉이’ 인기
  5. 5충남 부여 남서쪽서 규모 2.6 지진 발생
  6. 6만남 거부했다고 차에 감금 후 고속도로서 여자친구 때린 60대
  7. 7부산항 앞바다서 60대 여성 심정지 상태로 구조
  8. 8“죽여버리겠다” 음주운전 출소 나흘만에 신고자 협박한 60대
  9. 9소주 탄 분유 먹이고 딸 강제추행…자녀 3명 학대한 40대 징역 7년
  10. 10DMZ 사고 관련 대통령·軍지휘부 대상 고발 잇따라
  1. 1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2. 2[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3. 3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4. 4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5. 5AG 펜싱 남자 에페, 일본 38-37 꺾고 단체전 결승…銀 확보
  6. 6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7. 7AG 한국 여자핸드볼 일본에 설욕하고 금…8년 만에 정상 탈환
  8. 8AG 펜싱 여자 사브르, 8년 만에 단체전 우승…결승서 일본 45-31 격파
  9. 9[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10. 10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미리보는 제31회 BIFF
‘아카데미 직행표’ 두고 세계 13편 경쟁…12편 프리미어 상영
한국문학관 기행
부끄러움 없는 삶, 오늘 우리에게 성찰을 던지는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정답 없는 가족의 기록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인간 빈자리 차지한 반려 로봇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소윤-sky above,river below,and birds between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빨래 /심여혜
잡는 법 /김만옥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디세이’ 6주 연속 1위 질주, 역대 외화 관객 수 7위 올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8일 (음 8월 1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23일 (음 8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추석 때 사람들 만나 술 마시며 시 읊은 조선 중기 권벌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