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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32> 우리시대 거북선

임진왜란 초기 활약 ‘3층 거북선’, 시대와 쓰임따라 바뀐 함선 복원

  • 김재휘 국립해양박물관 학술연구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4-09-04 18:44:38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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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말, 국립해양박물관 4층 항해관 끝자락에 새로운 전시공간이 꾸려졌다. 화려한 영상으로 벽을 메운 공간의 한가운데, 용머리를 치켜든 1척의 배 모형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군사관학교박물관에서 치열한 학술적 논의 끝에 탄생한 ‘임진왜란기 거북선’(실물의 6분의 1)이다.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거북선 복원 모형.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문헌상에서 거북선이 처음 언급된 것은 조선시대 태종(1367~1422)때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거북선은 임진왜란 때 등장한다. 알다시피 당시 거북선은 충무공 이순신의 불패 해전 신화를 이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군선(軍船)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끝난 이후에도 조선 수군은 지속적으로 거북선을 건조했다. 그런데 우리 생각과 달리 거북선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졌다.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모형은 임진왜란 당시 사용된 초창기 거북선의 구조와 특징을 복원한 것이다.

우선, 거북선은 판옥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바닥이 편평하다. 그리고 넓은 갑판 위에 판자로 짠 지붕을 얹고 쇠못이나 칼 같은 송곳을 꽂았다. 과거에는 이 지붕이 철판이라 믿었지만 현재는 목판으로 보는 시각이 가장 일반적이다. 배의 앞부분에는 용머리가 있으며, 입으로 대포를 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연구자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내부의 층 구조에 있어서는 연구자별로 첨예하게 대립한다. 내부구조는 대표적으로 2층설과 3층설로 구분되며, 어느 방식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거북선의 형태와 운용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현재 전시된 거북선은 3층설을 택했다. 1층은 선창(船倉)으로, 물자를 싣거나 병사가 쉬는 공간이고, 2층은 노를 젓고 대포를 발사하는 공간이다. 3층은 중앙에 복도가 있는 형태로, 활을 쏘는 곳이다. 이를 위해 3층 좌우에는 길게 창이 나 있다.

거북선의 모습은 끊임없이 변해왔다. 실제 사용된 조선시대에도 시기마다 다르게 건조되었다. 하나의 형태만 고집하여 만든 함선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필요에 따라 형태가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구한말 무렵 거북선이 더이상 건조되지 않으면서 명맥이 끊긴 이후 현재까지 총 3번(1980년, 1999년, 2023년)의 거북선 복원이 진행되었는데 이 역시 모두 다른 구조다. 복원 때마다 당시 연구성과와 통념이 거북선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시간이 지나서 미래에 거북선을 또다시 복원한다면 또 다른 형태의 거북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거북선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대 복원된 거북선이 어떤 모습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국립해양박물관에 전시된 거북선을 관람해보는 것은 어떨까.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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