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90> 밴드의 시대는 어쩌면 시작되었을지도

부산은 이미 밴드의 시대

  • 방호정 작가
  •  |   입력 : 2024-09-09 19:41:47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길을 걷다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고갤 돌렸다. 체육복을 입고 책가방을 멘 여중생 두 명이 스피커폰으로 크게 노래를 틀고 합창하듯 따라 불렀다.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내려가자….” 최근 역주행하는 밴드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였다. 행인의 시선에도 꿋꿋하게 노래하며 멀어지는 어린 학생들 뒷모습은 말 그대로 여름이었다. 데이식스도 무려 데뷔 10년차이고 세계 만방에 유명세를 떨치는 아이돌 그룹들과 치열하게 1위 다툼을 하고있는 중이다. 여러모로 놀랍다.
인기 밴드 '데이식스'.
흔히들 ‘여캠’이라 부르는 활동을 하던 인플루언서들로 구성된 밴드 ‘QWER’도 대형 록페스티벌에 참가하며 무수한 논란을 일으켰다. 밴드가 논란이 된다는 것 역시 생소하다. 문득 생각하니 현재 대한민국에서 대규모 공연장을 가득 채울 만한 인기와 역량을 가진 밴드가 수두룩하다. 콜드플레이만큼이나 장수하는 넬부터, 실리카겔, 새소년, 혁오, 잔나비 등 언론은 클리셰로 느껴질 만큼 ‘밴드의 시대가 올 것인가?’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있지만, 어쩌면 밴드 시대는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노인과 바다’라는 밈으로 조롱받는 내 고향 부산의 인디 씬만 해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음악 하는 이들은 어느 정도 다들 안면이 있을 만큼 끈끈하고 그만큼 애증도 있던 분위기였으나, 이젠 그러기엔 생소한 팀이 너무 많다. 공연 좀 보러 다녔다고 아는 척하기엔 너무 커져버린 것이다. 인근 창원(마산) 울산 대구 밴드도 상당수 있다. 부산 인디씬의 고인 물들조차 ‘요즘엔 듣도 보도 못한 밴드들이 하나같이 잘한다’고 얘기한다. 양은 물론 질적으로도 성장해 상향평준화됐다.

이제 잘하는 건 그냥 기본 값이 돼버린 것 같다. 그건 그 나름대로 밴드 하기에 상당한 고충일 수 있겠다. 세이수미, 보수동쿨러, 소음발광, 해서웨이, 미역수염 같은 부산의 인기 밴드 공연을 보려고 기차·비행기를 타고 오는 외지인 역시 공연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멀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어쩌면 먼 훗날 후손들은 지금을 밴드의 시대로 기억할지 모르겠다.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벗어날 방법은 어쩌면 ‘록앤롤’ 아닐까 희망을 가져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