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환경·지역·언론…진지하게 버무린 고뇌들

김서련 작가 첫 장편소설 ‘은양’, 열악한 지역언론 기자가 주인공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24-09-10 19:24:52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소도시 배경으로 환경문제 제기
- 인간의 욕망과 내적갈등 그려내

소설가 김서련은 첫 장편소설 ‘은양’(산지니 펴냄) 맨 뒤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지역 언론의 열악한 환경을 배경으로 각자도생하는 인간군상을 그리던 소설은 자연스럽게 환경 쪽으로 흘러갔다.” “오래 붙들고 있었던 소설이다.”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강한 열망으로 가슴이 설렌다.”

장편소설 ‘은양’ 표지와 김서련 작가.
‘은양’에 작가가 다져 넣은 시간과 땀의 주요 성분을 이들 문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인구 10만인 가상의 소도시 은양에서 나오는 잡지 ‘은양매거진’을 무대로 한 지역언론 소설이다. 지역 잡지 생태계와 생리를 세세하게 드러낸다. 동시에 고뇌하고 애쓰는 기자가 주인공인 기자 소설이기도 하다. 지역언론 소설, 기자 소설로서 개성이 가장 선명하다. 작가는 또한, 18년 세월에 걸쳐 준공 허가를 받지도 않았는데도 버젓하게 더 높이 쌓여가는, 은양 한복판 건축폐기물로 된 거대한 쓰레기산을 정면으로 저격한다. 이런 특징을 눈여겨보면 ‘은양’은 환경소설이다. 환경·생태·오염·쓰레기에 관한 묘사와 설명이 상세하다. 생경한 행정용어와 관련 법규까지 나온다. 환경 문제를 파헤치는 기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니 이런 장치는 꼭 필요했을 것이다. 기자란, 엄격·정확한 논리 단계와 개념 규정을 빌리지 않는다면 글을 한 발짝도 앞으로 옮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김서련 소설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런 표현도 했다. “소설을 쓰면서 내내 생각했다.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은 무엇인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이렇듯 진지하고 반듯한 생각으로 글을 오래 붙든 태도가 환경·언론·지역 소설 ‘은양’을 낳았다. 장편소설 ‘은양’은 환경소설로만 규정하기엔 어딘지 서운한 감이 든다.

주인공 나(‘은양매거진’ 민 기자)는 서울 대기업에서 홍보 일을 하다가 ‘그린워싱 ’에 호되게 당해 사직한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은 기업이나 단체가 실제 환경·생태 보전에 도움이 안 되거나 심지어 악영향을 끼치는 제품을 마치 친환경·생태보호에 이바지하는 효능과 덕목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 행태다. 주인공은 자기가 그린워싱에 휘말렸다고 여기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그런 걸 이용해 잘되고 싶은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음을 느낀다.

‘온양매거진’에 들어가 그가 맞닥뜨린 현실은 전쟁터다. ‘온양매거진’은 의지할 땅도 버틸 돈도 없는 ‘약소국’ 신세다. 정식 월급을 받는 직원은 디자이너 한 명뿐이다. 주필·편집국장·사회부장·기자 모두 광고를 따서 회사와 분배해 수입을 가져간다. 거기에 편집국장인 구는 내면이 복잡한 편이지만, 어쨌든 목표는 생존 그 자체인 사람이다.

소설 속에서는 이런 정당한 문장이 수시로 등장한다. “기자는 그러면 안 되죠.”(88쪽) “그래도 우린 기자 아닙니까.”(90쪽) 그러나 한쪽에는 편집국장 구의 현실 인식이 버티고 있다. 그는 “기사는 광고를 따 오는 총이니. 총을 쏘라”고 일관되게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 민 기자는 이 지역 반생태·개발지상·비리·담합·토호·연고의 상징인 쓰레기 산을 맞닥뜨린다. 그는 방황하고 좌절하면서도 이런 말을 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쓰레기 산은 쓰고 죽자.”(133쪽)

그러면서 지리산에서 보낸 청정했던 어린 시절, 그 좋은 시절을 앗아가 버린 비정한 지리산을 떠올리며 자기 속을 들여다보고 반성의 실마리를 만난다. 부산 문단에서 활동하는 김서련 작가는 1998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단편소설집 4권을 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5. 5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6. 6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9. 9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0. 10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6. 6“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7. 7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4. 4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2026년 10월 9~11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