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19> 나전 와당문 사각 접시(螺鈿 瓦當文 四角 楪匙)

일제강점기 나전칠기…근대기술로 더 세련된 자태

  • 백선영 부산박물관 교육홍보팀장
  •  |   입력 : 2024-10-07 18:36:0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다섯 점 일괄 구성의 흑칠 나무 접시(사진)이다. 각 접시 안쪽에는 당초문(唐草文) 암막새와 수자문(壽字文) 수막새 문양을 나란히 나전(螺鈿)했고, 테두리에도 띠를 둘러 나전했다. 접시의 평균 크기는 14㎝×10.4㎝×1.4㎝이다. 나무로 된 보관 상자에는 ‘海(해), 朝鮮特産(조선특산) 螺鈿漆器(나전칠기)’라는 상품명이 적힌 종이가 부착되어 있다.
우리말로 자개라 불리는 ‘나(螺)’는 나선형의 껍데기를 가진 조개류를, ‘전(鈿)’은 금 은 동의 금속판을 물건 표면에 새겨 넣어 장식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나전(螺鈿)이란 조개껍데기를 얇게 갈아내고 이를 무늬로 만들어 기물의 표면에 박아 넣어 꾸미는 공예 기법 혹은 그 완성품을 말한다.

우리의 나전칠기는 삼국시대에 이미 제작되었다. 통일신라의 것으로 추정되는 국보 ‘나전 화문 동경(螺鈿花文銅鏡)’이 이 시기의 대표적 작품이다. 고려의 나전칠기는 불교 귀족문화의 영향을 받아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기술과 아름다움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조선의 나전칠기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고려 나전의 화려함과 정교함은 사라지고 회화적이고 사실적인 모습으로 변모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나전칠 공예는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근대기 산업화와 함께 그동안 장인에 의해 도제식으로 전수되던 나전칠 공예의 체계와 기술은 ‘도안’과 ‘제작’ 부분으로 분리 개편돼 근대적 틀을 갖추었고, 기존과 다른 제작 기술로 좀 더 세련된 나전기법을 보여 주었다. 옻 명산지인 태천과 자개 명산지인 통영에 공업전습소를 설치해 기술을 양성하는 교육체계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통의 맥은 많은 부분 왜곡을 피할 수 없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게 조선의 나전칠기는 특산품이자 기념품이었다. 특히 조선의 전통 문양이 나전 된 제품은 백화점, 호텔, 기념품 전문상점 등에서 유통되었다. 당시 경성부 본정에 위치한 해시상회(海市商會)는 조선 특산품을 유통하던 꽤 이름난 상점으로 짐작된다. 해당 유물의 포장 상자에서 확인되는 ‘海(해)’는 판매 회사인 해시상회 취급 상품임을 말한다.

해방 이후 나전칠기 시장은 나전의 전통을 복원하고 계승하기 위해 지역별로 견습소와 양성소가 설립되었으나 수공업이라는 한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1900년대부터 아파트 주거 문화로 생활양식이 변화하면서 자연스레 나전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었다.

우리의 나전칠기는 장구한 시간의 경과에도 전통이 끊긴 적이 없고, 시대가 바뀔 때마다 그 외형을 바꿔가며 시대를 증언해 온 소중한 무형 문화유산이자 유형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6. 6‘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7. 7“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8. 8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9. 9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3. 3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8. 8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9. 9"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0. 10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10. 10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