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35> 뱃길 안내 증명서 과거장(過去狀)

세곡선 안전운항 임무 마친 ‘호송리’에게 발급한 문서

  • 김승신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 학예사
  •  |   입력 : 2024-10-23 18:47:11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조선시대 연안을 항해했던 조운선을 비롯한 나라 배(관선, 官船)는 지정된 항로만을 이용해야 했다. 특히 세곡을 실은 조운선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안전하게 강과 바다를 지나가는 일이었다. 조선 정부에서는 조운선단이 움직일 때 해당 수역을 관할하는 관청에서 물길을 잘 아는 관리를 파견해 직접 배에 승선시킨 후 담당 해역의 시작부터 끝까지 안내를 맡겼다. 임무를 마친 관리는 조운선단의 책임자로부터 물길을 안전하게 안내를 마쳤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았는데, 이것이 바로 과거장이다.
조선시대 세곡 운반 조운선의 뱃길 안내 증명서인 ‘과거장’. 국립해양박물관 제공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과거장은 1815년 전라도 영암군 고부군 영암군 충청도 은진현(현재 충남 논산시 은진현)에서 거둔 세곡을 운반하는 조운선 3척이 5월 23일 태안군과 24일 안흥진을 무사히 지나가면서 물길 안내를 맡았던 관리에게 발급한 증명서이다.

19세기 중·후엽의 조운 과정을 자세히 담고 있는 우리관 소장품 ‘조행일록’에는 과거장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하나를 들자면 조운선단이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물길을 안내하는 관리가 오지 않아 곤란을 겪은 일이다. 함열현감 임교진은 1863년 조운선 열두 척에 세곡 1만3000여 석을 싣고 금강에서 출발해 한양으로 향한다. 이때 관할 수역의 물길 안내를 맡은 관리가 번번이 나타나지 않아 해당 지방관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고, 크게 꾸짖기도 한다. 특히 조운선이 지나간 지 한참 뒤에 과거장을 받으러 온 관리들을 모아 문책하고, 단단히 타이른 후 과거장을 작성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조선시대 연안항로를 통행할 때는 항로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던 관리(호송리)의 역할을 매우 중요시 여겼다.

현재도 선박들이 오갈 때 유사한 기능이 남아 있다. 우리나라 해안지역 곳곳에 세워져 있는 VTS(Vessel Traffic Service, 해상교통관제)가 그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선박의 안전한 운항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10월 27일까지 조선 후기 조운의 모든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시 ‘조행일록, 서해바다로 나라 곡식을 옮기다’를 열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강과 바다를 안전하게 지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쓴 선조들의 노력을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국립해양박물관·국제신문 공동 기획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4. 4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5. 5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6. 6[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7. 7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8. 8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9. 9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9. 9[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3. 3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4. 4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5. 5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9일
  10. 10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7. 7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8. 8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9. 9“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10. 10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8. 8‘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강동윤-Pixelated Oasis
윤상건-Creatur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0일 (음 9월 10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9일 (음 9월 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