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방학 22일 510㎞ 완주
- 충무공 정신과 의미 등 공유

질문은 이렇다. 이 사람의 MBTI는? 그 근거는? 답변 일부는 이렇다.

전남 강진군의 섬 가우도에 설치된 ‘남도 이순신 길-조선 수군 재건로’ 표지. 이창우 국제신문 산행대장 제공

먼저 이 사람의 MBTI가 E라고 답한 사람들이 제시한 근거를 들어보자. (예슬) “술과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술에 만취되고.” S/N!이라고 답한 이들이 내놓는 이유를 들어보자. (선주) “N이다. 꽃이 만발한 풍경에 반하는 모습을 보니 관찰력이 좋다.” T/F라고 응답한 답변자의 답 가운데 일부는 다음과 같다. (선주) “상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감정이 보이지 않는다.” P/J를 택한 이유는 이러하다. (나경) “J다. 매일 술을 마셔도 일은 계획적으로 한다. 남은 시간에 술을 마시는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MBTI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또한, 이런 답변을 내놓은 이들은 누구일까? 놀라지 마시라. 이토록 다채로운 MBTI관련 답변을 나오게 한 주인공은 ‘난중일기’를 쓴 이순신 장군이다. ‘난중일기’ 몇 대목을 접한 뒤 나름대로 곰곰이 궁리해 그 저자인 이순신 장군의 MBTI를 위와 같이 추론한 이들은 한국의 청소년이다.

강정희 전 국어교사가 짓고 이우철 전 미술교사가 사진·영상을 맡은 책 ‘명랑 10대, 명량 챌린지’가 어떤 책인지 지은이들이 쓴 ‘여는 글’을 통해 소개한다. “지난 여름방학(이 책이 올해 9월 19일 초판을 발행했으니 2024년 여름방학이겠다) 뜻있는 선생님들이 폭염과 비바람 속에 그 길을 걸었다. 22일간 510㎞ 전 구간을 오로지 두 발로 완주했다. 도중에 학생 학부모 교사 언론인 행정 관계자 등 많은 분이 함께하여 강물을 이루었다. 목적지 우수영에서는 도도한 바다가 되어 명량대첩 축전에 합류했다.”

위 문장에서 말하는 ‘이 길’이 지칭하는 길은 다음과 같다. “이에 선조는 백의종군하던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한다. 이순신이 군관 9명, 병사 6명과 함께 군사와 군기 군량 군선을 복원하며 구례 압록 곡성 옥과를 지나 해남 우수영까지 나아가는데 이 노정을 고증하여 다듬은 길이 ‘조선 수군 재건길’이다. 우리 이제 이 길을 걷는다.”

눈치채셨으리라 믿는다. 자라나는 꿈나무이자, K-컬처의 첨병이며, 이순신 장군이 지킨 나라의 품에서 성장하는 청소년 그리고 이들에게 이순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심어주고 싶은 어른인 교사들이 함께 명량까지 걷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솔직담백하게 쓴 책이다. 참으로 바람직한 기획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