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23> 온천동유적 쇠도끼

철기문화 발달한 고대 변한, 특권층 전유물이었던 쇠도끼

  • 안해성 부산박물관 조사연구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4-11-04 19:19:03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전래동화 ‘금도끼, 은도끼’를 잘 알 것이다. 쇠도끼를 물속에 빠트린 나무꾼은 정직한 행동 덕분에 큰 보상을 얻었고, 일확천금의 유혹에 빠진 다른 나무꾼은 자신의 유일한 쇠도끼마저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사실, 나무꾼에게 쇠도끼는 금은보화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도끼는 인간이 자연을 개척하고 생존하기 위한 필수 도구이자 인류에게 풍요를 가져다준 도구이니 말이다.
한편으로 고대 사회에서 도끼는 권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고대 로마의 파스케스(Fasces, 몽둥이 다발에 묶인 도끼)는 집정관 경호원(Lictor)의 의장용 무기로서 ‘결속을 통한 힘’을 뜻한다. 파스케스에 달린 도끼는 파괴적인 힘을 과시하며, 집정관의 권력과 통제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처럼 도끼는 단순한 도구이지만 권위를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온천동유적 쇠도끼(사진)는 2010년 부산 금정산 자락 시민체육공원 조성을 위해 시작된 발굴조사에서 발견됐다. 이 쇠도끼는 약 2000년 전 무덤 속에서 출토된 것이다. 이때는 변한 진한 마한이 존재하던 삼한시대로, 부산은 변한에 속하는 곳이었다. 변한의 철은 주변 나라로 팔려 나갔다는 ‘삼국지위서동이전’ 기록이 있을 정도로 일찍부터 철기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온천동유적 쇠도끼 주인공의 무덤에서는 단검이나 창 등 무기와 낫·끌 같은 농공구도 함께 출토됐다.

그중 쇠도끼는 온천동유적의 모든 무덤에서 발견됐다. 5기 중 4호 무덤에서 쇠도끼 3매, 나머지 무덤에서 1매씩 출토됐다. 대개 쇠도끼는 1~2매 부장되며, 고위급 무덤에서는 10매 이상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수장급 무덤으로 알려진 경주 사라리 130호 무덤에서는 70매의 쇠도끼를 피장자 아래에 깔아 넣기도 했다. 이처럼 피장자의 부와 권력을 도끼로 과시하기도 했다.

쇠도끼를 무덤 모서리나 방위에 맞춰 1매씩 끼워 넣는 경우도 있다. 의도적인 부장 습속으로 상장례 제의행위에 따른 흔적으로 보인다. 의례용 유물이 도끼라는 사실은 독특하지만 무속적 권위를 갖춘 도구의 의미도 가진 것이다.

쇠도끼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보면, 온천동유적 쇠도끼 역시 단순한 도구에 불과한 게 아니다. 이 쇠도끼를 대량으로 만들고 독점한 집단은 분명 존재했으며, 그 집단의 수장은 철 공급을 통해 권력을 장악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온천동유적 사람들은 철을 공급받을 수 있는 특권층에 속했다고 볼 수 있다. 온천동유적 사람들은 쇠로 된 무기를 장착하고 쇠로 된 도구를 사용했으며, 무덤을 만들어 쓸 수 있는 상류층 신분이었을 것이다.

온천동유적 사람들에게 쇠도끼는 풍요를 가져다준 도구이자 신분과 권력의 상징으로서 ‘금도끼 은도끼’만큼 귀한 물건이지 않았을까!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2. 2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3. 3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4. 4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5. 5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6. 6‘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7. 7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8. 8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9. 9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10. 10태풍 ‘참피’ 위력 실감
  1. 1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2. 2막판까지 조희대·김현지 정국…쇼츠 경쟁 오명도
  3. 3‘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4. 4부산시의회 회의일수 연장 추진…김태효 “충분한 심의 시간 필요”
  5. 5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6. 6與, 국감 이후 ‘조작기소 특검법’ 본격화
  7. 7[속보] 한동훈 “오세훈 무죄 판결에 참 다행스럽다 생각”
  8. 8‘YS 오른팔’ 故최형우 빈소 조문한 김민석 “여야 넘어 성찰”
  9. 9북한군 자주포, 韓 카메라에 찍힐만큼 가까이 배치 …접경지 긴장고조
  10. 10법무장관 후보 검찰출신 박균택·양부남 2인 압축
  1. 1가덕 내달초 착공 여부,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2. 25월 3.84대 1 이었는데…부산 청약경쟁률 사상 첫 미달
  3. 3“SMR 제작·운영·인재양성 부산허브 구축 속도를”
  4. 4청년 55% “조건 맞으면 지역 중소기업 갈 것”
  5. 5FOMC에 반도체 실적까지…널뛰기 장세에 이벤트 촉각
  6. 6스마트링부터 부산 새 패션 브랜드까지…백화점 신수요 공략
  7. 7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8. 8도로정보 실시간 공유, 운전석 없는 車…교통올림픽 달군 국내기술
  9. 9견과류 한 봉지에 980원
  10. 10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 롯데마트 268병 한정 단독 판매
  1. 1부산 동물원(옛 삼정더파크) 정비 착수…안전 등 꼼꼼히 챙겨 2029년 개장
  2. 2간부 줄이고 예산 반납 미루고…사하구 힘겨운 적자 경영
  3. 3김해 국제선 지난해 대비 석달 빠른 1000만…외신도 부산 조명(종합)
  4. 4시내버스·우유팩·유튜브로…양보·배려운전 동참 호소
  5. 5해양·양자 미래산업 닻 올린 부산…청년 인재 끌어당긴다
  6. 6생굴의 계절…통영굴수협 초매식
  7. 7[한 손 뉴스] ‘부캉이 이모티콘’ 나왔다…부산시, 선착순 무료배포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6일
  9. 9부산도시철 현장안전인력 산정 TF 구성 잠정합의(종합)
  10. 10수로입구서 사라졌던 부캉이, 국제여객터미널 인근서 관측(종합)
  1. 1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2. 2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3. 3‘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4. 4은퇴 앞둔 최민정, 시작부터 금빛질주
  5. 5태풍 ‘참피’영향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취소
  6. 6안세영, 시즌 10번째 우승…프랑스오픈 3연패
  7. 7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8. 8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9. 9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10. 10‘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우리은행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최진숙의 유네스코 세계 유적지 이야기
보리수가 휘감아 지킨 불두, 몰락왕조 영광의 기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지나-마음
남인목-웃는 나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경비원 /박필상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6일 (음 9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2일 (음 9월 12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겸재 정선은 금강산의 참모습을 어떻게 그렸을까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