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계 원로였던 고(故) 윤조병 극작가의 노년기 세 작품이 차례로 부산 무대에 오른다.

‘ㅉㅅㅉㅅ’ 공연 장면. 영혼이 되어 만난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어니언킹 제공

공연예술창작집단 어니언킹(대표 황미애, 상임연출 전상배)은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공간소극장(부산 남구 대연동)에서 ‘윤조병의 노년이야기-윤조병展’을 연다. ‘농토’ ‘풍금소리’ ‘아버지의 침묵’ 등 많은 작품을 쓴 윤조병 극작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극작가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 농촌 광산촌 어촌 등을 다니며 취재했고, 경비를 아끼려고 최소한의 식비와 숙박비로 버텼다. 아내가 갑상샘암을 앓아 병실 좁은 보호자 간이침대에서 집필한 작품도 많다고 전해진다. 서울대 법대를 중퇴한 이력이 있고 현대문학상(1978) 대한민국 연극제 대상(1981) 대한민국 연극제 희곡상(1985) 전국연극제 대상(1990)을 받았으며 극단 하땅세 예술감독을 지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그가 노년에 쓴 희곡 세 편 ‘ㅋㄷㅋㄷ’ ‘ㅉㅅㅉㅅ’ ‘ㅎㅇㄱㅎㅇㄱ’이 오른다. 작품은 ▷어린 시절 이루지 못한 사랑을 노인이 되어 마주한 ‘ㅋㄷㅋㄷ’ ▷영혼이 되어 이승에서 만난 부부를 통해 전쟁과 분단 같은 해결되지 못한 숙제를 선문답 같은 대화로 이어가는 ‘ㅉㅅㅉㅅ’ ▷병상에 누워 생의 마지막 순간을 버티는 이의 영혼이 자신의 곁을 지키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오는 ‘ㅎㅇㄱㅎㅇㄱ’ 등 모두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죽음마저 초월하는 부부의 깊은 사랑 이야기이다.

어니언킹 전상배 대표는 “많은 사람이 이 명작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각 3만 원, 통합권 4만 원, 예매 30% 할인. (051)611-8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