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번역 난해하고 내용 제각각
- 원문 얽매이지 않고 큰흐름 중시
우리 모두가 곁에 두고 함께 읽을 새로운 ‘난중일기’ 번역본이 왔다. 평생 이순신 장군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이순신 정신을 한국 사회 모든 곳에 다시 꽃피우기 위해 필생의 노력을 기울이는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의 ‘의역 난중일기’(가디언 펴냄)가 마침내 단행본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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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중일기의 일부. 이순신 장군이 진중에서 쓴 글씨는 처연하다. 국제신문DB |
김종대 재판관이 없었다면, 현대 한국인의 삶에 이순신 정신은 이토록 가까이 다가와 깊이 자리 잡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만큼 그가 정성을 다해 펼치는 이순신 공부와 연구의 길은 50여 년에 걸쳐 치열하다. 경남 창녕 태생으로 김해에서 자랐고 부산에서 중·고교를 나온 뒤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1974년 공군법무관 생활을 시작했다. 그즈음 운명처럼 이순신을 만났다. 그간 ‘이순신, 죽을힘을 다해 하나가 되어 싸웠습니다’를 비롯해 중요한 이순신 장군 관련 책을 냈고 부산·여수·서울 여해재단 설립, 이순신학교 운영 등에 이바지해 왔다.
먼저 그는 머리말에서 ‘난중일기’를 이렇게 자리매김했다. “‘난중일기’는 이순신이 자신의 눈으로 본 임진왜란 7년사다. …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라를 위한 한마음으로 일기를 썼기 때문에 그의 일기는 정신적 가치 면에서 하나로 꿰어졌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역사적 기록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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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전 헌법재판관. 국제신문DB |
오래 품었던 고민도 털어놓는다. “강의를 하다 보면 ‘난중일기’가 반드시 등장하고 그 내용을 읽게 된다. 그럴 때마다 곤혹스러움을 느끼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난중일기’를 번역한 책이 수십 권에 이르지만 서로 다르게 번역된 부분이 많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오랜 궁리와 공부 끝에, 원문의 단어나 구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되 전체의 뜻을 살리는 의역 방식으로 ‘난중일기’를 새로이 옮기는 일에 나섰다. 더 많은 사람과 ‘난중일기’를 나누고, 이순신 정신을 더 널리 펴자는 뜻이었다.
이 소중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국제신문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김종대 재판관이 의역한 원고를 ‘의역 난중일기-이순신 깊이 읽기’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4월 10일 제1회부터 시작해 지난 8월 26일 결산 좌담까지 매주 한 차례씩 전면에 걸쳐 70회 국제신문에 연재했기 때문이다. 정식 연재 시작 직전인 지난해 4월 3일 자에 실은 프롤로그 성격의 김종대 재판관 인터뷰까지 합치면 71주에 걸친 장정이었다. 매주 월요일 독자가 이순신 정신을 선명히 느끼게 한 뜻깊고 특별한 기획 연재였다.
‘의역 난중일기’는 믿음이 가고, 문장이 간결하고 정확하며, 생동감이 있다. 매월 일기 앞머리에 김 재판관이 요약문을 붙여 전체 흐름과 그달 특징을 알려주고, 일기 중간중간에도 필요한 곳에 ‘덧붙이는 말’을 넣어 이순신 전문가로서 흐름을 설명하는 덕에 생동감이 돈다. ‘믿음이 간다’고 한 것은 많은 ‘난중일기’ 번역본을 비교하고 대조하며 알맞은 방향을 잡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김 재판관은 “의역 원문은 최두환의 ‘새번역 난중일기’ 속 ‘영인본 난중일기’와 ‘초고본’을 토대로, ‘전서본’과 ‘일기초’를 보완한 노승석의 ‘신완역 난중일기’ 교주본을 기본으로 했다. … 홍기문과 노산 이은상의 번역서를 비롯해 최두환 임기봉 노승석 윤헌식 선생의 번역서를 중첩적으로 대비하며 살펴보았다”고 머리말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