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자처럼 간단히 즐긴다’는 의미의 숏폼 영화 ‘스낵 무비’가 극장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일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 영화 ‘4분 44초’는 러닝타임이 44분인 스낵 무비로, 첫 주말 동안 2만6265명의 관객을 모으며 전체 박스오피스에서 6위에 올랐다.
스낵 무비는 영화 ‘밤낚시’제작 중 만들어진 신조어로, 가볍게 즐기는 문화를 뜻하는 스낵 컬처에서 파생된 말이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영화배우 손석구는 “우리 작품의 성격을 한 번에 직관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어떤 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오랜 고심 끝에 ‘스낵 무비’라는 단어가 나왔고 단번에 너무 좋았다”고 하며 스낵 무비가 등장한 과정을 설명했다.
스낵 무비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짧은 러닝타임이다. 2시간 이상 걸리는 기존 영화에 비해 빠르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기 전후로 더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시간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다. 짧아진 러닝타임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영화 티켓 값도 인기를 끄는데 한몫했다. 영화 ‘4분 44초는’ 4,000원으로 기존 영화 티켓의 약 70% 수준의 가격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했다. 10분 남짓의 러닝타임을 가진 ‘집이 없어’, ‘밤낚시’는 영화 티켓을 1,000원에 판매했다. 영화의 짧은 러닝타임과 저렴한 티켓 가격은 코로나 이후 급등한 영화 값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와 시간 대비 빠른 만족을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충족시켜 매력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영화관 관계자들은 스낵 무비가 ‘미끼 상품’으로서 사람들이 영화관으로 오게 하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관계자는 “스낵 무비는 영화 수익만으로 이익을 보긴 어려우나, 관객들이 극장에 오게 만든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관객의 영화관 유입만으로도 팝콘 판매 등의 부가적 수입과 다른 영화 관람으로 이어지는 연쇄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밤낚시’를 본 고객 중 19%가 다른 영화도 함께 봤다. 이는 ‘밤낚시’를 본 관객 5명 중 1명이나 되는 수치다”라고 말했다. 스낵 무비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 콘텐츠를 넘어 극장 마케팅의 하나가 됐다.
오는 20일 KB국민은행과 배우 김남길이 제작한 ‘문을 여는 법’이라는 스낵 무비가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4분 44초’를 이어 스낵 무비를 알리는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